"5∼6명 칼 들고 습격"..경비원과 마을 주민 힘 합쳐 퇴치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벌어지고 있는 이집트에서 교민 자녀의 교육 요람인 한국학교가 흉기를 든 괴한들의 습격을 받은 사실이 1일 밝혀졌다.

카이로 외곽에 있는 정규 교육기관인 한국학교에는 지난달 31일 밤 컴퓨터 등 교육 자재를 노린 괴한 5∼6명이 칼을 든 채 교내 진입을 시도했다.

이를 발견한 현지 경비원 중 1명은 급히 학교 담을 뛰어 넘어 마을 주민들에게 도움을 요청, 청년 10여 명과 함께 이들 괴한을 퇴치해 큰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카이로 한국학교의 이용운 교장은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교도소 탈주범인지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폭도들에게 학교 물건이 강탈당할 뻔한 위기를 넘겼다"면서 "이집트의 시위 사태로 정상적인 교육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하고 모든 선생님을 귀국 조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지난달 25일부터 시작된 반정부 시위 속에 일부 교도소의 수감자들이 탈옥하고, 폭도들이 상점을 약탈하는 등 이집트의 치안은 매우 불안한 상태다.

이에 따라 교민 자녀 30여 명이 재학 중인 한국학교는 지난달 30일부터 임시 휴교에 들어갔으며, 2월 한 달 간의 휴교를 거쳐 치안이 안정되면 내달 초에 새 학기를 시작할 예정이다.

이 교장은 "재학생 상당수가 귀국해서 2월 중에 수업 재개가 어려운 형편"이라며 "휴교 중에 학교를 지키려고 경비원 수를 늘리는 등 비상 조치를 취해놓았다"고 말했다.

1979년 12월에 개교한 카이로 한국학교에서는 그간 교민 자녀 1천500여 명이 정규 교육을 받았다.

(카이로연합뉴스) 고웅석 특파원 freem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