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카오의 카지노 재벌 스탠리 호(89 · 사진)의 '카지노 제국' 승계 문제를 둘러싼 분쟁이 본격 시작됐다.

25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스탠리 호의 변호사는 "스탠리 호가 소유하고 있던 SJM홀딩스의 지주기업인 STDM의 지분이 그의 동의 없이 가족 소유 기업 두 곳으로 넘어갔다"며 법적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SJM홀딩스는 20여개의 카지노를 운영 중인 마카오 최대 카지노업체다. 이번 지분 양도로 스탠리 호는 가지고 있던 SJM홀딩스의 지분 31.7%를 잃게 됐다. '도박왕'으로 불리는 그는 사별한 첫째 부인을 포함해 4명의 부인과 17명의 자식을 뒀다. 2009년 중순 갑자기 쓰러진 이후 건강이 급격하게 악화되면서 재산 분할과 경영권 문제를 놓고 가족 간에 갈등을 빚어왔다. 이번에 스탠리 호의 지분을 인수한 2개 기업은 각각 두 번째 부인과 세 번째 부인 사이에서 태어난 자녀들 소유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해에는 네 번째 부인에게 SJM의 지분을 직접 넘겨 카지노 사업 경영에 힘을 실어 주기도 했다.

스탠리 호는 카지노업계에서는 전설적인 인물이다. 마카오 카지노 시장이 외국 자본에 개방된 2002년 전까지 40년간 마카오 카지노 시장을 독점했다. 그 이후에도 카지노업계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CLSA 보고서에 따르면 SJM홀딩스의 마카오 카지노 시장 점유율은 32.6%로 2위인 샌즈그룹(16.5%)의 두 배에 달한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은 "스탠리 호의 지분 증여로 카지노 왕국의 후계 구도가 확정됐다"고 보도했지만 스탠리 호 측이 법적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밝히면서 갈등이 드러나고 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