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경제연구소는 원자재가격 상승 등에서 비롯된 국내 물가 불안이 올해 상반기에 집중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화년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25일 발표한 '2008년 원자재가격 급등 재현되나' 보고서에서 "올해 상반기까지 원자재가격 상승으로 물가 불안이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원유와 구리 등 주요 원자재의 수급이 악화한 가운데 국제적으로 풍부한 유동성이 원자재 가격을 자극하고 기상 이변이 겹쳐 물가 불안이 커졌다는 것이다.

김 연구원은 "작년 하반기부터 원자재 가격이 본격적으로 올랐다"며 "원자재 수입과 제품가 반영에 걸리는 시차를 고려하면 올해 상반기에 물가 불안이 집중될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지난해 상반기 물가상승률이 상대적으로 낮았기 때문에 '기저효과'가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그러나 "올해 원자재 가격 상승은 2008년과 비교해 강도와 상황이 조금 다르다"며 2008년 상반기와 같은 폭등세까지는 치닫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 근거로 세계 경제성장률이 지난해 4.8%에서 올해 4.2%로 둔화해 원유 수요 증가율도 지난해 하반기 3.7%에서 올해 상반기 2.1%로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을 들었다. 중국 경제의 긴축 전환과 선진국의 정책금리 인상 가능성 등도 원자재 수요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연구소는 또 지나친 자본 유출 · 입과 원자재 투기를 제한하려는 움직임 등이 원자재 선물시장의 투기적 거래에 따른 가격 상승을 억제할 것으로 관측했다.

김 연구원은 "우리 경제는 원자재 가격 상승을 어느 정도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라며 "당국이 더 신경써야 할 문제는 가격보다 안정적인 물량 확보"라고 지적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