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신흥시장국들이 물가 급등이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에 정책금리 인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해외경제 포커스'에 실린 '신흥시장국 인플레이션 현황과 정책대응'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부터 신흥국대부분에서 물가 상승세가 확대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한은은 "일각에서는 최근의 인플레가 일부 식품가격 상승에서 비롯한 일시적 현상에 그칠 가능성을 제기하지만, 식품가격 상승 뒤에는 구조적 요인이 자리 잡고 있어 앞으로도 이러한 현상은 계속될 것으로 보는 견해가 많다"고 분석했다. 이어 "신흥국들은 통화정책을 통해 인플레 압력에 대응하고 있다"며 인플레 우려에 직면한 신흥국 대부분이 정책금리를 인상했다고 소개했다. 다만 신흥국들이 자국의 환율 하락을 용인해 인플레에 대응하는 데는 소극적이며, 정책금리 인상으로 환율 하락이우려되면 지급준비율 인상 같은 정책을 병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은은 인플레의 원인인 식품가격 상승 배경과 관련해 "생활여건이 개선돼 식품소비가 추세적으로 늘어나는 가운데 경기 회복이 겹쳐 수요가 급증했다"며 "기상이변으로 곡물 수확이 부진하고, 곡물에 대한 투자자금 유입도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신흥국은 식품이 소비자물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선진국보다 커 물가가 식품가격 상승에 더 큰 영향을 받는 구조"라고 평가했다. 또 "재정지출 확대와 외국자본의유입 등으로 신흥국의 통화량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며 "정책금리가 아직 금융위기이전보다 낮아 기대 인플레이션(물가가 오를 것으로 기대하는 심리)이 높은 상황"이라고 관측했다. 이 밖에 'GDP 갭'(명목 국내총생산과 잠재 국내총생산의 격차)이 플러스로 전환해 수요가 늘고, 이 때문에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물가도 높아졌다고 전했다. 채주연기자 jychae@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