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중국식 세계화'로 국제질서 재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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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최근 전세계 각국에 대한 영향력을 급격히 확대하며 그동안 미국이 주도해온 '세계화'의 새로운 장을 열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FT는 중국이 과거 양말에서 시작해 세탁기에 이어 지금은 미국 월마트에 판매하는 아이팟까지 생산하기에 이르렀다며 특히 최근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에는 금융, 상업은 물론 정치도 모두 중국으로 귀착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최근 수년간 많은 나라는 최대 무역상대국이 더이상 미국이 아니라 중국이라는 점을 깨닫고 있다면서 이는 이웃 한국이나 일본은 물론 브라질, 호주 등도 예외가 아니라고 설명했다.
실제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중국이 차지하는 무역비중은 한국의 경우 지난 1992년 4%에서 지난해(2009년9월~2010년8월)에는 22.8%로 늘었고, 일본도 같은 기간 5%에서 20.4%로 4배 이상 확대됐다.
이밖에 미국(3.5%→14.3%), 브라질(0.9%→14.0%), 호주(3.7%→20.6%), 남아공(1.8%→13.1%), 영국(0.6%→6.2%) 등 대륙에 관계없이 모든 국가의 대중(對中) 무역의존도가 크게 높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주목할 부분은 중국이 과거처럼 의류나 소비재 등만 판매하는 게 아니라 발전장비 수출, 인프라 투자 등에 나서는가 하면 국제통화 시스템에서 위안화의 역할도 함께 모색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FT는 진단했다.
컨설팅업체인 유라시아의 에반 페이겐바움 연구원은 "중국은 경제, 금융의 연결망에서 중심역할을 추구할 것"이라며 "특히 아시아에서 미국을 배제하고 무역과 투자의 새로운 질서를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FT는 중국의 이같은 야심의 중심에는 중국개발은행(CDB)이 있다면서 지난 2년간 이 은행이 개발도상국 정부와 기업들에 무려650억달러 이상을 대출하는 등 지배력을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CDB는 특히 각 지점에 각각의 담당지역을 책임지게 하고 있는데, 예를 들면 허난(河南)지점은 아프리카 남부지역을, 충칭(重慶)지점은 발칸국가들을 상대하도록 배정하면서 신흥경제국들을 중심으로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중국인민은행 리다오퀴(李稻葵) 자문관은 "중국은 고성장 신흥경제국가들과 긴밀하게 협조하고 있다"며 "그들이 자원을 갖고 자본을 원하는 상황에서 우리는 잉여자본이 있는데 그렇게 못할 이유가 있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FT는 여전히 미국의 소비자들이 글로벌 경제에서 주된 동력이지만 중국의 경우 수출의 절반 이상이 개도국으로 향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다만 인도, 브라질 등 개도국들은 물론 호주와 같은 자원부국들이 중국의 부상과 위안화 문제, 국내산업 잠식 가능성 등을 견제하고 있다는 점과 여전히 미국의 영향력이 강한 아시아 역내에서의 안보문제가 중국식 세계화의 장애물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채주연기자 jychae@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