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스티브 잡스 병가 후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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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30]“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 됐다.지난주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애플 주가는 적어도 15% 가량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미 CNN머니) “예전 사례처럼 잡스가 건강을 회복해 복귀한다면 오히려 지금이 애플 주식으로 돈을 벌 큰 기회일 수 있다”(블룸버그통신)
미국 증시가 스티브 잡스 애플 최고경영자(CEO)의 갑작스런 병가 신청 충격에 빠졌다.전성기를 구가하던 애플 경쟁력의 최고 핵심이라는 잡스 CEO가 병가를 내고 일상적인 경영 일선에서 손을 떼자 애플의 미래에 대한 불안이 증폭되고 있다.
당장 정보기술(IT) 분야 ‘거인’으로 업계를 쥐락펴락했던 애플의 주가가 얼마나 폭락할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잡스의 병가 발표일인 17일(현지시간)이 미국에선 휴일인 ‘마틴루터 킹 데이’였던 탓에 미 증시가 휴장하면서 잡스 병가의 직접적인 충격 여파는 하루 미뤄졌다.일단 독일 증시 등 유럽에서 먼저 애플의 주가가 출렁였다.
◆애플 주가,15% 정도 빠질 것
잡스 CEO는 17일 애플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건강상의 이유로 휴가를 냈다고 밝혔다.잡스 CEO는 “나의 요청을 받아들여 이사회가 병가를 승인했다” 며 “나는 계속 CEO로서 회사의 주요한 전략적 결정에 관여할 것”이라고 언급했다.잡스 CEO의 병가기간 동안 회사의 일상적인 운영은 팀 쿡 최고운영책임자(COO)가 맡게 된다.
미 증권가는 일단 ‘악재’인 것은 분명하지만,충격여파가 어느정도 수준이 될지에 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잡스의 부재는 애플에겐 악몽이지만 잡스의 건강문제는 꾸준히 제기됐던 것이기에 어느정도 예견된 사고라는 시각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잡스 CEO는 2004년 췌장암 수술을 받은 뒤 왕성한 활동을 하면서 완치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2008년 한 차례 더 수술을 받았다.2009년에는 간 이식 수술 등을 받으면서 6개월간 병가를 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있다가 복귀했다.
일단 17일 독일 증시에선 애플 주가가 8% 가량 폭락했다.CNN머니는 지난 주말인 14일 애플주가가 사상 최고치인 주당 348.48달러를 기록했던 점을 감안할 때 폭락의 골짜기가 더욱 깊을 것으로 내다봤다.
브라이언 마셜 글리쳐앤드코 애널리스트는 “애플의 주가는 일단 주당 300달러 선에서 바닥을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며 “이는 현재 주가보다 약 15% 가량은 주가가 떨어지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변수는 18일 장 마감 후 애플이 발표할 4분기(애플 회계연도로는 1분기) 실적이다.전문가들은 애플이 이 기간 동안 매출은 55%이상,주당 순이익은 47% 이상 늘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잡스 병가’라는 악재와 최고 실적이라는 호재 사이에서 시장의 선택이 주목된다.
일각에선 이번 잡스의 병가 여파가 제한적일 것이란 의견도 있다.2009년 잡스가 병가를 냈을 때도 팀 쿡 COO가 지금처럼 애플의 지휘봉을 잡았던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이와 함께 잡스의 건강 문제는 수년째 계속해서 제기됐던 사안이라는 시각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잡스가 결국 복귀할 것이란 전제 하에 오히려 이번 잡스의 병가가 주식투자자에겐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2009년 1월에도 잡스의 병가 발표 직후 주가가 6% 빠졌지만,6월 잡스가 복귀한 뒤 주가를 살펴보면 6개월 만에 주가가 67%나 오르며 ‘대박’을 기록했던 전례가 영향을 미친 것이다.
◆불투명한 애플 경영 문제도 부각
근본적으로 갑작스런 잡스 CEO의 병가 발표가 애플 경영진의 불투명한 경영 행태를 부각시킨 것이란 평가도 적지 않다.당장 잡스 CEO의 병세가 어느 정도인지,그의 공백 기간이 어느정도 될지에 대한 설명이 전혀 없다.
여느 기업과 달리 애플에서 스티브 잡스가 차지하는 위상이 거의 절대적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는 것이다.애플 안팎에서 잡스는 거의 애플과 동의어로 불리며 아이팟,아이폰,아이패드 등 애플의 성과도 거의 잡스의 분신으로 평가된다.
알렉산더 페레그크 BNP파리바 애널리스트는 “너무 갑작스런 소식” 이라며 “병가 기간이 어느정도 될지 구체적인 정보가 없다는 것은 잡스의 건강과 관련한 이슈가 장기화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볼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한 전문가도 “스티브 잡스가 자신의 병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리지 않으면 호사가들이 많은 상상을 하게 되고 지난번에도 그게 문제였다” 며 “투자자들도 걱정할 것이 많아지는 만큼 애플이 그의 건강상태에 대해 더 자세히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애플 경영의 대타를 맡은 팀 쿡 COO의 지도력에 대한 회의적 시선도 있다.
마이클 오부초브스키 퍼스트엠파이어애샛메니지먼트 최고투자책임자는 “잡스가 병가를 내면서 사실상 애플은 (지도부 부재 상태를 맞이해) 매일 매일 중요한 결정을 내리고 그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에 대한 기회를 상실했다”고 평가했다.
한편에선 잡스가 CEO로서 계속 회사의 주요한 전략적 결정에 관여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그 범위가 애매하다는 점을 지적한다.“아예 팀 쿡 COO에게 전권을 일임했으면 시장불안이 더 줄어들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잡스가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자신의 프라이버시를 존중해준 것에 대해 감사하다”고 밝힌 데 대해 “중요한 회사 CEO 건강 문제에 대해 투자자가 알아야 할 권리가 개인의 프라이버시에 뒤지지 않는다는 의견도 있다”고 일침 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
미국 증시가 스티브 잡스 애플 최고경영자(CEO)의 갑작스런 병가 신청 충격에 빠졌다.전성기를 구가하던 애플 경쟁력의 최고 핵심이라는 잡스 CEO가 병가를 내고 일상적인 경영 일선에서 손을 떼자 애플의 미래에 대한 불안이 증폭되고 있다.
당장 정보기술(IT) 분야 ‘거인’으로 업계를 쥐락펴락했던 애플의 주가가 얼마나 폭락할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잡스의 병가 발표일인 17일(현지시간)이 미국에선 휴일인 ‘마틴루터 킹 데이’였던 탓에 미 증시가 휴장하면서 잡스 병가의 직접적인 충격 여파는 하루 미뤄졌다.일단 독일 증시 등 유럽에서 먼저 애플의 주가가 출렁였다.
◆애플 주가,15% 정도 빠질 것
잡스 CEO는 17일 애플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건강상의 이유로 휴가를 냈다고 밝혔다.잡스 CEO는 “나의 요청을 받아들여 이사회가 병가를 승인했다” 며 “나는 계속 CEO로서 회사의 주요한 전략적 결정에 관여할 것”이라고 언급했다.잡스 CEO의 병가기간 동안 회사의 일상적인 운영은 팀 쿡 최고운영책임자(COO)가 맡게 된다.
미 증권가는 일단 ‘악재’인 것은 분명하지만,충격여파가 어느정도 수준이 될지에 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잡스의 부재는 애플에겐 악몽이지만 잡스의 건강문제는 꾸준히 제기됐던 것이기에 어느정도 예견된 사고라는 시각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잡스 CEO는 2004년 췌장암 수술을 받은 뒤 왕성한 활동을 하면서 완치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2008년 한 차례 더 수술을 받았다.2009년에는 간 이식 수술 등을 받으면서 6개월간 병가를 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있다가 복귀했다.
일단 17일 독일 증시에선 애플 주가가 8% 가량 폭락했다.CNN머니는 지난 주말인 14일 애플주가가 사상 최고치인 주당 348.48달러를 기록했던 점을 감안할 때 폭락의 골짜기가 더욱 깊을 것으로 내다봤다.
브라이언 마셜 글리쳐앤드코 애널리스트는 “애플의 주가는 일단 주당 300달러 선에서 바닥을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며 “이는 현재 주가보다 약 15% 가량은 주가가 떨어지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변수는 18일 장 마감 후 애플이 발표할 4분기(애플 회계연도로는 1분기) 실적이다.전문가들은 애플이 이 기간 동안 매출은 55%이상,주당 순이익은 47% 이상 늘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잡스 병가’라는 악재와 최고 실적이라는 호재 사이에서 시장의 선택이 주목된다.
일각에선 이번 잡스의 병가 여파가 제한적일 것이란 의견도 있다.2009년 잡스가 병가를 냈을 때도 팀 쿡 COO가 지금처럼 애플의 지휘봉을 잡았던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이와 함께 잡스의 건강 문제는 수년째 계속해서 제기됐던 사안이라는 시각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잡스가 결국 복귀할 것이란 전제 하에 오히려 이번 잡스의 병가가 주식투자자에겐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2009년 1월에도 잡스의 병가 발표 직후 주가가 6% 빠졌지만,6월 잡스가 복귀한 뒤 주가를 살펴보면 6개월 만에 주가가 67%나 오르며 ‘대박’을 기록했던 전례가 영향을 미친 것이다.
◆불투명한 애플 경영 문제도 부각
근본적으로 갑작스런 잡스 CEO의 병가 발표가 애플 경영진의 불투명한 경영 행태를 부각시킨 것이란 평가도 적지 않다.당장 잡스 CEO의 병세가 어느 정도인지,그의 공백 기간이 어느정도 될지에 대한 설명이 전혀 없다.
여느 기업과 달리 애플에서 스티브 잡스가 차지하는 위상이 거의 절대적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는 것이다.애플 안팎에서 잡스는 거의 애플과 동의어로 불리며 아이팟,아이폰,아이패드 등 애플의 성과도 거의 잡스의 분신으로 평가된다.
알렉산더 페레그크 BNP파리바 애널리스트는 “너무 갑작스런 소식” 이라며 “병가 기간이 어느정도 될지 구체적인 정보가 없다는 것은 잡스의 건강과 관련한 이슈가 장기화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볼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한 전문가도 “스티브 잡스가 자신의 병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리지 않으면 호사가들이 많은 상상을 하게 되고 지난번에도 그게 문제였다” 며 “투자자들도 걱정할 것이 많아지는 만큼 애플이 그의 건강상태에 대해 더 자세히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애플 경영의 대타를 맡은 팀 쿡 COO의 지도력에 대한 회의적 시선도 있다.
마이클 오부초브스키 퍼스트엠파이어애샛메니지먼트 최고투자책임자는 “잡스가 병가를 내면서 사실상 애플은 (지도부 부재 상태를 맞이해) 매일 매일 중요한 결정을 내리고 그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에 대한 기회를 상실했다”고 평가했다.
한편에선 잡스가 CEO로서 계속 회사의 주요한 전략적 결정에 관여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그 범위가 애매하다는 점을 지적한다.“아예 팀 쿡 COO에게 전권을 일임했으면 시장불안이 더 줄어들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잡스가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자신의 프라이버시를 존중해준 것에 대해 감사하다”고 밝힌 데 대해 “중요한 회사 CEO 건강 문제에 대해 투자자가 알아야 할 권리가 개인의 프라이버시에 뒤지지 않는다는 의견도 있다”고 일침 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