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워싱턴에서 19일(현지시간) 열리는 미 · 중 정상회담에서 남북문제가 최우선 의제가 될 것이라고 한다. 톰 도닐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 같은 사실을 발표하면서 "북한이 도발을 멈추고 남북간 직접 대화를 포함해 외교적인 틀로 돌아올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미국과 중국은 오랫동안 매우 긴밀하게 협력해왔다"고 말했다. 미국이 북한의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과 천안함 폭침 및 연평도 포격 등 일련의 도발 사태를 얼마나 중요한 안보 현안으로 인식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미국이 중국과의 이번 회담에서 북한문제에 대한 실효성있는 해법을 도출하려는 의지는 강해 보인다.

확실히 이번 미 · 중 정상회담은 북한문제 해결의 큰 분수령이 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북을 대화로 끌어내기 위한 조건과 수순 등에 대해 양국 정상의 합의가 이뤄질지가 핵심적인 관심사다. 물론 쉽지 않은 일임에는 분명하다. 중국은 북의 천안함 폭침을 인정하지 않고 있을 뿐더러 연평도 포격도 남북 쌍방의 책임으로 몰아가고 있다. 게다가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은 월스트리트저널과 워싱턴포스트의 서면 인터뷰에서도 "6자회담 재개 환경 창출을 기대한다"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9 · 19성명이 이행돼야 한다"는 식의 원론적 입장을 벗어나지 않았다.

중국의 입장 변화가 없다면 우리가 원하는 미 · 중 정상회담의 결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중국이 적극적으로 대북 설득에 나서야만 문제가 해결될 수 있는 길이 열린다는 얘기다. 그런 점에서 중국은 한반도 비핵화를 지지한다면서 다른 한편으로 북의 핵보유를 묵인하는 듯한 자세를 보이는 것은 오히려 문제를 악화시킬 뿐임을 명확히 인식할 필요가 있다.

미 · 중 정상은 이번에 남북대화를 촉구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이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북측이 요구하는 대화 제의의 진정성부터 입증하는 일이다. 그 전제가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에 대한 책임있는 조치임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이런 선행조건이 충족되지 않는다면 북과의 대화는 무의미하다. 미 · 중 정상들이 우선적으로 북측의 진전된 자세 변화를 이끌어내는 방안을 내놓아야할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