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올드(old)'한 방식 아닌가요. " 한 두부업체 실무자의 반응이다. "식품업체들이 이미 올린 두부와 커피 등의 가격을 다시 내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농림수산식품부 관계자의 지난 7일 발언이 공개된 직후다. 이 실무자는 "정부가 사전 협의도 없이 구체적인 품목을 지목해 가격이 인하될 것처럼 말하는 것은 업계에 '압박'을 가하겠다는 뜻으로밖에 해석할 수 없다"며 펄쩍 뛰었다.

식품 물가를 잡기 위한 정부의 대응책을 두고 뒷말이 많다. "근본적이지 못할 뿐만 아니라 정교하지도 못하다"는 게 식품업계의 중론이다. 두부업체 한 관계자는 "정부에서 전화 한 통도 오지 않았다"며 "비용절감을 통해 가격을 다시 내릴 수 있을 정도면 아예 올리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풀무원 CJ제일제당 대상 등이 최근 두부값을 20%가량 올린 것은 손실을 피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였다는 지적이다. 또 다른 두부업체 관계자는 "콩의 원가 비중은 70~80%에 달하는데 작년 초 ㎏당 3500원 선이던 콩값이 작년 말 7000원 수준으로 두 배가량 올랐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말 이뤄진 설탕값 인상 과정에선 근시안적인 정부 대응이 논란거리가 됐다. CJ제일제당 삼양사 대한제당 등 제당업체들은 국제 원당 가격 급등으로 작년 상반기에 설탕 부문에서 큰 폭의 적자를 냈다. 지난해 8월 8%대의 가격 인상을 통해 월간 단위로 손익분기점을 맞춰왔지만,원당 가격 상승세가 이어져 12월엔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손실을 면하기 위해선 두 자릿수의 인상률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MB물가' 잡기에 나선 기획재정부의 입김에 밀려 9.7% 인상으로 결론났다.

제당업계 관계자는 "원당값이 2009년 1월 부셸당 12.4센트에서 지난해 말 31.1센트까지 오른 것을 감안할 때 내달께 설탕값 추가 인상이 불가피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근본적인 대책 없이 한 번 인상할 것을 두 번에 걸쳐 조금씩 올리는 걸로 바꾼 것일 뿐이라는 설명이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