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한국을 비롯해 인도 중국 등 신흥국을 중심으로 인플레이션(물가상승) 비상이 걸렸다. 특히 서민 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식료품값이 치솟으면서 민심이 악화되고 있다.

인도 통상산업부는 6일(현지시간) 지난달 마지막주 도매식품물가지수가 연율 기준 18.32% 올랐다고 발표했다. 23주 만의 최고치다. 인도 식품물가 상승률은 2009년 6월부터 1년 넘게 두 자릿수를 지속해오다가 지난해 11월 둘째주에 한 자릿수로 떨어지며 주춤하는 듯했다. 그러나 이상 강우 피해로 공급이 급감하면서 야채와 과일 우유 등 주요 식료품값이 다시 가파른 상승세를 보여왔다.

파이낸셜타임스는 특히 주식인 카레의 주재료인 양파 가격 급등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생산 감소에 유통상인들의 사재기까지 겹치면서 인도의 양파 가격은 1년 전에 비해 4배 이상 올랐다. 17세 학생인 차아야 싱씨는 "가장 싸고 기본적인 감자카레를 만들기 위한 재료값도 너무 비싸졌다"면서 "대체 채소를 찾아야 할 지경"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양파값이 치솟자 인도 정부는 양파 수출을 금지하는 한편 앙숙인 파키스탄에서 양파 수입에 나섰다.

전문가들은 식품물가가 2009년에 비해선 아직 20%가량 낮은 수준이지만 식품 소비패턴의 구조적인 변화로 가격 상승세가 지속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인도가 인플레이션 압박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인도는 지난해 기준금리를 여섯 차례 인상,현재 연 6.25%다.

한편 알제리에선 식료품값 폭등과 만성적인 고실업에 항의하는 젊은이들의 폭동이 발생했다. 알제리의 밀가루와 샐러드유 가격은 지난 몇 달 새 배로 뛰어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으며 설탕값도 몇 달 전 ㎏당 70디나르에서 150디나르로 2배 이상 올랐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