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획을 세우고 준비하는 것도 여행의 일부다. 그러나 여기저기 돌아다닐 생각에 일정을 빡빡하게 세운다면 아마추어다. 좋은 리조트나 호텔에 머무르며 마냥 게으름을 피우는 것,그것도 심드렁해지면 호텔 바깥으로 잠깐 바람 쐬러 나가는 정도가 프로들의 방식이다. 제주의 럭셔리 호텔 리조트에서라면 그런 휴식이 가능하다. 스스로를 호사시키는 여행,제주도 특급 호텔의 VVIP를 위한 서비스 속으로 고!고!

◆겨울밤의 캠핑,신라호텔

프레지덴셜 스위트가 크고 좋다. 각국 정상과 기업 총수,할리우드 스타들이 찾는 방이다. 드라마 '올인'에서 인하(이병헌)의 집무실로 등장했다. 방값은 하루 800만원.보통 사람이 이용하기엔 너무 비싸다. 한 단계 아래 로열 스위트도 360만원이다.

퍼시픽 디럭스,팔러 스위트 등 120만~140만원대 스위트룸도 있다. 허니문이나 결혼기념일 수요가 많은 방이다. 72.7㎡(22평형) 규모로 바다 전망이 좋다. 국내외 유명 화가들의 작품도 걸어 놓았다.

욕실에는 커다란 창을 달았다. 와인 한잔 들고 욕조에 누워 창 밖의 바다를 내다보면 드라마 주인공이 된 듯한 느낌이라고 할까. 스위트룸 패키지가 나와 있다. 내달 말까지 2인 조식 포함 1박에 60만~80만원대다.

근사하게 캠핑 분위기도 즐길 수 있다. 야외 정원에 캠핑존이 있다. 캠핑에 필요한 모든 게 준비돼 있다. 흑오겹살 LA갈비 전복 키조개 등으로 구성한 바비큐 모둠 세트가 1인 기준 6만5000원.숨비 스파,패밀리 자쿠지,핀란드식 사우나,카바나 등이 있는 윈터 스파존의 밤시간도 낭만적이다. 풀사이드 바에서 요기도 할 수 있다. 중문해수욕장의 프라이빗 비치하우스 북카페는 겨울바다의 낭만에 별난 색깔을 입혀준다.

◆시크릿 가든,롯데호텔

최고급 스위트룸인 로열 스위트와 별채인 빌라 스위트가 관심이다. 로열 스위트는 12층 정중앙의 1210호 하나뿐이다. 하루 이용료는 600만원.

돈이 있어도 유명 인사가 아니면 이용하기 어렵다.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 등 국빈과 타이거 우즈,배용준 등 스포츠 연예계 스타들이 머물렀다. 인기 드라마 '시크릿 가든'에도 나왔다. 김주원(현빈)과 길라임(하지원)의 첫만남,오스카(윤상현)와의 첫만남 회상 장면에서다. 호텔 야외정원과 대형 풍차 너머 탁트인 바다가 한눈에 보인다. 매일 밤 공연하는 화산분수쇼도 화려하다.

제주 전통 초가집 모양의 빌라 스위트는 좀 여유있다. 한실 3채,양실 1채 등 4채다. 나무가 가득한 정원 한가운데에 있다. 연인이나 가족 여행객에게 인기 높다. 제주도 현무암과 정낭을 소재로 한 넓은 발코니가 이색적이다. 발코니에서 바라보는 호텔 전경과 풍차,그 너머 바다풍경이 압권이다. 한실에는 노래방 설비도 있다.

패키지가 있다. 2인 룸서비스 조식과 아이스링크 입장권 4장,로맨틱 풍차라운지 환영 음료권 2장 등이 포함돼 있다. 2박 이상이면 야외 화산분수쇼 뷔페 2인권 또는 렌터카 48시간 무료 이용이 추가된다. 3박 이상이면 벤츠로 송영서비스를 한다. 1박 52만~72만원,2박 104만~118만원.

◆로맨틱 스파,해비치호텔

6성급 리조트 호텔답게 모든 객실 크기가 넉넉해 가족이 머물기에 좋다. 드라마 '아이리스' 마지막회에서 김현준(이병헌)과 최승희(김태희)의 로맨스 장면을 찍은 로열 스위트룸이 눈길을 끈다. 일본인 관광객들이 주변의 '아이리스' 촬영지를 둘러본 뒤 기념촬영하는 방이다. 190㎡(58평형) 크기로 명품 아르마니 까사 브랜드 가구 등 감각적인 인테리어가 돋보인다. 바다를 보며 목욕을 즐길 수 있는 욕실 공간도 이색적이다. 넓은 발코니에서는 일출과 일몰을 볼 수 있다.

36홀 규모의 해비치CC가 자랑이다. 지난해 한 · 일 프로골프 국가대항전,한 · 유럽 여자마스터스 등 굵직한 국제대회를 치른 명문 클럽이다. 서양잔디를 입혀 겨울철에도 푸른 잔디에서 라운드할 수 있는 게 특징.

해발 220~270m 저지대에 조성된 레이크 코스는 치밀한 전략과 도전정신을 요구하는 코스로 유명하다. 클럽하우스의 성게미역국과 흑돼지 숯불구이는 미식가들이 찾는 별미로 소문났다.

해비치 호텔에서의 휴식은 스파 아라에서 완성된다. 제주도 민간요법에서 따온 리안비 프로그램이 유명하다. 바다가 보이는 야외 자쿠지와 제주 구아바차의 조화도 절묘하다는 평이다. 5시간짜리 하루 스파는 각자 체질에 맞는 소울푸드도 제공한다.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