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코스피 지수가 장중이나마 사상 최고치를 돌파하는 등 연초 랠리를 이어가고 있는 증시에서 느닷없는 '황우석 열풍'이 또다시 불고 있다. 황우석 박사의 측근, 혹은 친인척이 움직이자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출렁이고 있는 것. 하지만 정작 황 박사는 아무런 움직임이 없어 '황우석 열풍'은 '헛바람'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증시에 황 박사의 이름이 다시 거론된 것은 작년 11월. 그의 처남이자 코스닥 기업 제이콤의 전 사장이던 강용석 씨가 코스피(유가증권) 상장사 동국실업 지분 5%를 보유하고 있다고 금융감독원에 신고했다. 강 씨는 이후 장내서 지분을 추가로 매집,지분을 9.44%까지 확대했다.

동국실업 주가는 민감하게 반응했다. 최초 지분신고일인 2010년 11월 17일 이 회사 주가는 2.56% 상승했고, 그 다음날에는 10% 넘게 뛰었다. 두 번째 지분 신고일인 같은달 24일에는 상한가를 기록했고 그 다음날인 25일에도 상한가 행진이 이어졌다. 1800원 내외이던 이 회사 주가는 순식간에 3000원 가까이 상승했다.

황 박사와의 관계, 예전 코스닥 기업의 대주주란 신분, 여기에 강정석 동아제약 대표와의 6촌지간이란 후광효과까지 더해져 투자자들의 기대감은 날로 커졌다. 하지만 거기까지 였다. 강 씨는 주가가 오르자 작년말 돌연 주식을 모두 처분했다고 공시했다. 시세차익을 노린 단순투자였음이 드러난 순간이다.

주가 하락은 불가피했다. 동국실업 주가는 올 들어 내내 약세를 보이고 있다. 작년 11월말 고점과 견주면 30% 넘게 떨어졌다.

올 들어서는 황우석 바람이 코스닥으로 옮겨갔다. 지앤알이란 회사가 주주총회 소집을 앞두고 낸 공시에서 주광선 씨를 신임 이사로 선임하겠다고 밝힌데 따른 것이다. 일각에서 주 씨가 황 박사의 측근으로 분류된다고 했고, 이를 한 매체가 인용하면서 기대감은 커졌다.

지앤알 주가는 작년 12월 30일 상한가로 직행했고 올 들어서도 지난 3,4일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5일에도 10%대의 상승률을 보였다.

하지만 주 씨가 황 박사의 측근이라는 주장은 아직까지 확인되고 있지 않다. 황 박사가 이끌고 있는 수암생명공학연구원도 주 씨와의 관계를 전면 부인하고 있는 상태다. 물론 황 박사 본인은 이에 대해 어떤 언급도 하고 있지 않다.

M&A(인수ㆍ합병) 업계 한 관계자는 "줄기세포 논문조작 관련 공판을 진행 중인 황 박사가 우회상장 등의 방식으로 증시에 입성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면서 섣부른 기대감을 경계했다. 황 박사는 작년 말 항소심 판결에 불복해 법원에 상고장을 제출한 상태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 ahnj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