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코스피지수가 새해 첫날 신기록을 쓰며 올해 증시를 화려하게 열었다.글로벌 경기 회복과 풍부한 유동성에 힘입어 당분간 순항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3일 코스피지수는 19.08포인트(0.93%) 오른 2070.80으로 마감했다.장 초반 2007년 10월31일 기록했던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2064.85)를 뛰어넘은 뒤 장 막판 2070선을 밟았다.시가총액도 사상 최대인 1152조원까지 불어났다.

별다른 악재 없이 지난 연말 상승세 열기가 그대로 시장에 반영된 데다 외국인과 개인이 동반 ‘사자’에 나서 지수를 끌어올렸다.특히 미국 등 선진국의 지난달 말 소매업체의 매출이 양호한 것으로 나타난 덕에 경기 민감주인 정보기술(IT) 주가 1.76% 오르며 주도주 역할을 했다.

이날 외국인은 지난달 22일(3517억원) 이후 가장 많은 3118억원어치를 사들이며 주가 상승을 이끌었고,기관도 1041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힘을 보탰다.개인은 IT를 중심으로 차익 실현에 나서면서 3666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코스피지수가 사상최고치를 넘어섰지만 추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중국으로부터 국내 증시 상승의 견인차 역할을 이어받은 미국의 경기회복 모멘텀이 예상보다 강한 덕분이다.

이재만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주간 소매판매 지표인 레드북 매출과 ICSC 소매판매지표가 12월 이후 전년 동월 대비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며 “연말 쇼핑시즌을 계기로 재고에 대한 부담을 덜어내고 신규 주문도 증가세를 보여 민간이 주도하는 경기회복 기대가 커졌다”고 설명했다.

주요 변수로 지적됐던 중국의 긴축정책이나 기업들의 4분기 실적 발표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우려보다 적을 것이란 분석도 힘을 얻고 있다.조익재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다음달 초 중국의 춘절이 시장 흐름의 고비가 되겠지만 악재로 여겨진 중국의 긴축이 시장에 미치는 강도는 미미한 편” 이라며 “4분기 국내 기업들의 영업실적이 인상적이지 못할 것이란 사실도 투자자대부분이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최근 대형주 쏠림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만큼 수익률 관리를 위해선 덜 오른 중소형 주에도 관심을 둬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은 조언이다.최근 기관발 훈풍이 코스닥시장에 불고 있는 것도 중소형 주에 대한 투자 메리트를 높이고 있다.기관투자가들은 지난해 11월19일 이후 처음으로 최근 3거래일간 코스닥시장에서 488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이 기간 중 코스닥 상승률(4.7%)은 코스피(1.8%)를 2배 이상 앞선다.

박현명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 연말 수익률 관리를 위해 기관들이 코스닥시장에 갖기 시작한 관심이 연초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며 “상승 피로감이 누적된 대형주의 기술적 부담이나 상대적으로 덜 오른 중소형주의 갭을 고려하면 코스닥의 ‘키맞추기’가 진행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기관 매수세를 고려하면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보미 기자 bm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