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아시안컵 축구대회 우승에 도전하는 조광래(56) 축구대표팀 감독이 전술 시험의 마지막 카드로 '처진 스트라이커 구자철'이라는 새로운 시도에 나선다.

축구대표팀은 4일(한국시간) 오후 11시30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알 자리라 클럽과 평가전을 치른다.

오는 11일 치러질 아시안컵 조별리그 1차전을 앞둔 마지막 실전 테스트이다.

이 경기에서 조광래 감독은 원톱 스트라이커 지동원(전남)을 원톱 스트라이커로 세우고 배후에 구자철을 배치한다는 복안이다.

시리아와 경기에서 박지성에게 주어졌던 처진 스트라이커의 임무가 구자철에게 주어진 셈이다.

박지성과 이청용(볼턴)은 좌우 날개에 배치한다.

구자철은 올림픽 대표팀과 소속팀인 제주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로 주로 뛰지만 공격수로서 능력도 뛰어나다.

'킬 패스'와 강력한 중거리슛 능력을 갖춘데다 세트피스 때 킥을 전담해왔다.

구자철은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3-4위전에서도 이란을 상대로 중거리슛으로 추격골을 터트려 역전승의 발판을 놓았다.

수비형 미드필더 구자철을 공격진으로 끌어올리게 된 배경에는 시리아와 평가전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를 맡아 좋은 활약을 보여준 이용래(수원)의 존재감도 한몫했다.

김정우(상무)가 합류하지 못한 대표팀에서 중앙 미드필더는 기성용(셀틱)-구자철의 '중앙 조합'이 예상됐지만 이용래의 맹활약으로 구자철의 쓰임새가 더욱 다양해지는 효과를 얻었다.

'구자철 카드'를 꺼내든 것은 박주영이 부상으로 낙마하면서 오랫동안 생각해뒀던 '박주영 시프트'가 무산된 뒤 대안으로 마련한 '박지성 시프트'도 썩 만족스럽지 않았기 때문이다.

'박지성 시프트'는 왼쪽 측면에서 활약하는 '캡틴'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을 처진 스트라이커로 활용하면서 경기 조율의 핵심을 맡기겠다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시리아와 평가전에서 박지성이 패스와 경기 조율에 신경을 쓰느라 장기인 저돌적인 돌파력이 빛을 발하지 못하는 부작용이 발생하고 말았다.

결국 경기 도중 '박지성 시프트'를 포기하고 곧바로 김보경(세레소 오사카)과 손흥민(함부르크)을 처진 스트라이커 자리에 배치하는 변화를 줬던 조 감독은 구자철을 처진 스트라이커로 내세우는 묘수를 짜냈다.

더불어 조광래 감독은 이번 알 자지라 클럽과 평가전에서 포백(4-back)에도 변화를 주기로 했다.

시리아와 평가전에 이영표(알 힐랄)-조용형(알 라이안)-이정수(알 사드)-최효진(상무)이 나섰던 포백은 이영표-이정수-곽태휘(교토)-조용형 조합으로 나설 전망이다.

조 감독은 오른쪽 풀백 자원인 차두리(셀틱)가 허벅지 통증을 느껴 잠시 전열에서 제외했지만 이번 평가전에서 후반전에만 뛰게 할 생각이다.

또 곽태휘를 중앙 수비에 써보려고 조용형을 잠시 오른쪽 풀백 자리로 이동시키기로 했다.

골키퍼는 주전인 정성룡(성남)이 맡는다.

(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horn9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