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시무식서 "품질, 안전, 고객과의 소통" 강조
구본무 "시장 선도는 선택 아닌 반드시 가야 할 길"

산업팀 = 새해 첫 업무가 시작된 3일 주요 기업들은 일제히 시무식을 열고 신묘년을 힘차게 출발했다.

주요 기업 총수들은 신년모임에서 한결같이 "남보다 앞서 시장을 선점하지 않으면 무한 경쟁하는 글로벌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고 공격적 경영의지를 내보이며 임직원들을 독려했다.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이날 양재동 사옥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이례적으로 즉흥 연설을 통해 품질과 안전, 고객과의 소통을 강조했다.

정 회장은 "세계 시장이 매우 빠르게 변화하고 있고 이에 부응하지 못한 기업은 낙오할 수밖에 없다"며 "할 수 있다는 신념과 불굴의 정신으로 해나가면 633만대의 올해 목표를 차질 없이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격려했다.

정 회장은 도요타 리콜 사태를 염두에 둔 듯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전"이라며 "올해는 안전기준 및 제도를 대폭 강화하고 이를 철저히 관리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고객이 원하는 차를 만들기 위해 '고객과의 소통'을 중시해야 한다는 것도 여러 차례 반복했다.

정 회장은 이날 현대건설 인수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

삼성그룹은 다른 기업들의 시무식보다는 늦은 이날 오전 11시 서울 신라호텔에서 신년 하례회를 갖고 새해를 맞는 결의를 다진다.

특히 이건희 삼성 회장은 지난 2007년 이후 4년만에 처음으로 신년사를 직접 발표해 새해 경영구상을 밝힐 예정이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이날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계열사별 최고 경영진과 임원 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2011 LG 새해인사모임'에서 "시장 선도는 더 이상 선택의 문제가 아닌 반드시 가야만 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구 회장은 작년에 대해 "한때의 성공에 안주하거나 방심하면 고객으로부터 바로 외면받게 된다는 엄중한 교훈을 일깨워 준 한해"라고 평가하면서 "사업 방향을 올바르게 설정하고 철저하게 실행해 시장을 이끌어가지 못한다면 새로운 도약은 물론 현재의 지위도 유지하기 어렵다"고 역설했다.

그는 또 "'일등 LG' 달성을 향한 강한 열망을 가지고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탈바꿈하기 위해 우리의 힘을 모아야 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고객가치 창출, 미래준비 계속, 자기주도적 조직문화 창출을 주력 과제로 꼽았다.

허창수 GS그룹 회장은 강남구 역삼동 GS타워에서 계열사 경영진과 임원이 모인 신념모임에서 중기 성장을 위해 '진정성'과 '혁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허 회장은 "올해부터 2015년까지 새로운 중기 성장전략을 실행하는 데 그 저변에는 가치다운 가치를 제공해 정당한 보답을 받겠다는 원칙이 있어야 한다"며 "새롭게 열린 창의적 세계에 대비하려면 우리 자신부터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허 회장은 "GS는 반드시 핵심 플레이어가 될 것이며 가장 핵심적인 부가가치를 제공해야 한다"며 "더 빨리 더 신선한 사업적 상상력을 발휘하고 더 진보된 비즈니스 모델을 도입해 고객보다 앞서나가는 곳이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허동수 GS칼텍스 회장은 시무식에서 "올해 경영환경의 화두는 불확실성의 심화와 변화의 가속도를 꼽을 수 있다"며 "이는 전략적으로 미래를 준비하면서 발 빠르게 변화할 수 있는 기업만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재성 현대중공업 사장은 신년사를 통해 "성장 모멘텀을 이어가려면 적극적인 의지, 강인한 추진력, 창조적 예지의 '현대 정신'으로 도전과 난관을 극복하겠다는 결연한 각오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사장은 "조선업의 업황 회복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중국이 무서운 상승세로 바짝 추격해오는 등 올해 국내외 경제환경의 도전은 더욱 거세질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올해 목표 매출 27조원과 수주 266억 달러 달성을 위한 성장동력 확보, 핵심역량 강화, 글로벌 경영체제 구축, 안전하고 보람찬 일터 조성 등 4가지 경영방침을 제시했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신문로 금호아시아나 1관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올 한 해를 '새로운 금호아시아나 기반 구축의 해'로 정해 경영정상화를 이뤄내고 워크아웃을 성공적으로 조기에 졸업해 나가고자 한다"며 "이런 공동의 목표를 위해 구조조정을 조기에 매듭짓고, 알차고 강한 기업을 만들어 나가며, 아름다운 기업문화를 만들자"고 당부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이날 공항동 본사에서 임직원 7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시무식에서 지속 가능한 기업이 되기 위한 봉사활동을 강조했다.

조 회장은 "우리는 창사 이래 '기업 이윤의 사회 환원'이라는 나눔경영 철학에 따라 육영사업과 문화후원, 그린경영, 스포츠후원 등 다방면에서 사회적인 책임을 다해 왔다"며 "지속가능한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글로벌 사회의 건강한 발전에 더욱 많은 기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소프트 역량의 지속적 확충과 고부가가치 상품 개발을 통한 수익성 극대화, 미래지향적 조직문화 구축, 항공기 A380 운영을 위한 만반의 준비를 임직원들에게 당부했다.

강덕수 STX그룹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올해 수주 39조원, 매출 30조원의 경영 목표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강 회장은 "올해는 그룹 출범 10주년을 맞는 뜻깊은 해이자 제2의 도약을 위한 출발선상에 있는 중요한 해로, 작년이 미래 10년 성장을 위한 밑그림을 그리는 해였다면 올해는 이를 실천하기 위해 핵심역량을 강화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도 신년사에서 "새해는 'New 신세계', 'New 이마트'로 도약하는 새로운 10년의 원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급변하는 유통산업 환경 속에서 새해는 미래 10년의 성공의 초석을 다져야 하는 '전략적 변곡점' 시기"라며 "2011년 한 해 동안의 변화와 혁신경영이 미래 10년을 담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승한 홈플러스그룹 회장은 강남구 역삼동 사옥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속도·사회·배움을 조합한 이른바 '속·사·배 경영'을 올해의 경영 키워드로 제시했다.

이 회장은 "새로운 패러다임에 대응하는 속도경영,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사회경영, 최고의 인재를 기르는 배움경영으로 미래 10년을 준비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서종욱 대우건설 사장은 신년사에서 "산업은행을 대주주로 맞는 올해는 대우건설이 다시 독자경영의 기치하에 대반전의 첫발을 내딛는 재도약의 원년으로 삼아야 한다"며 "이를 위해 사업 포트폴리오의 해외부문 비중을 40%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국경제인연합회, 한국경영자총협회 등 경제 단체들도 이날 오전 각각 시무식을 하고 대·중소 기업 동반성장, 고용 창출, 투자환경 개선, 노사관계 안정 등을 위해 힘쓸 것을 다짐했다.

(서울=연합뉴스) ckchu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