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꽁꽁 얼어붙었던 미국 대출시장이 살아나고 있다.상업은행들이 대출을 늘리고 있고 신용카드 회사들은 신규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신용 시장이 정상을 되찾으면서 내년 미국 경제회복에 대한 기대가 확산되는 분위기다.

30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무디스애널리틱스 자료를 인용해 4분기 상업 및 산업 분야 대출이 전분기보다 0.2% 증가한 1조2200억달러가 될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은행 대출이 증가하기는 2년 만에 처음이다.무디스애널리틱스는 상업 및 산업 분야 대출이 내년에는 올해보다 3% 가량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동안 경제 회복의 최대 걸림돌로 지적됐던 대출 시장이 활성화되면 미국 경제가 정부의 재정확대를 통한 부양책 없이도 자생적으로 성장할 수 있게 된다.대출 증가는 새로운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며 새로 직장을 구한 사람들은 다시 은행에서 돈을 빌리거나 소비를 확대하면서 경제가 선순환을 이룰 수 있기 때문이다.

무디스애널리틱스의 마크 잔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상업 및 산업 분야 대출 증가는 경기가 본격적인 회복세를 타기 전에 마지막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JP모건체이스은행이 올해 연매출 1000만~5억달러 규모의 중기업들에 빌려준 자금은 전년보다 7% 증가했다.특히 3분기와 4분기에 증가폭이 두드러졌다.소기업에 대한 대출은 올해 40% 늘어났다.미니애폴리스에 근거를 둔 US뱅코퍼은행의 상업 대출은 3분기에 전분기 대비 0.7% 증가했다.2008년 말 이후 처음 늘어난 것으로 4분기에는 증가폭이 더 커졌을 것으로 은행 측은 예상했다.특히 금융위기 이후 재무구조가 개선된 우량은행일수록 적극적으로 대출 확대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카드사들도 최근 들어 마케팅을 다시 강화하고 있다.아메리칸익스프레스는 신용이 좋은 고객들에게 카드 발급 3개월 이내에 500달러어치만 카드로 구입하면 5만 보너스 포인트를 지급하는 내용의 우편 메일을 발송하고 있다.특히 항공권을 구매할 때의 이점을 앞세워 카드 발급 마케팅을 하는 게 특징이다.

캐피털원은 연간 수수료를 부과하지 않고 일정 기간 모든 구매 제품에 대해 이자를 부과하지 않는 플래티넘 마스터카드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전문가들은 카드사들이 미 경제가 회복될 것이란 전망에 따라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고객을 유인할 수 있는 조건을 제시하며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이같은 현상이 확산되면 내년 미 경제 회복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이란 전망이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