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살리니 左右 떠나 87% 지지" … 브라질 '룰라 효과' 8大강국 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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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퇴임 … 성장률 8년 만에 2%대서 8%로
브라질 최대 도시 상파울루 도심에서 남동쪽으로 20㎞ 떨어진 공업도시 상 베르나르두 두 캄푸.이곳은 지금 축제 준비가 한창이다. 8년간의 대통령직을 마치고 31일 퇴임하는 룰라를 맞기 위해서다. 이곳은 룰라의 정치적 고향.그의 사저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우리의 친구(룰라)가 지난 8년간 브라질을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나라로 탈바꿈시켰습니다. 평범한 시민으로 돌아오는 그를 위해 잔치를 마련했어요. " 현지에서 만난 레오나르두 날리아테씨는 상기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실바.퇴임을 앞두고서도 87%의 지지율을 자랑하며 브라질 국민들로부터 영웅 대접을 받고 있는 그에 대한 평가는 그야말로 열광적이다.
"과격 노조지도자 출신 대통령이 시장 친화적 지도자로 변신해 국가 부도 위기에 시달려온 브라질을 세계 8위의 경제대국으로 이끌었습니다. " 마르셀로 피덴시우 지우프리다 BNP파리바인베스트먼트 브라질법인 최고경영자(CEO)는 룰라의 업적을 한마디로 "기적"이라고 표현했다.
씨티그룹 출신인 주앙 모라이스 미래에셋자산운용 브라질법인 최고마케팅책임자(CMO)는 "2002년 2%대에 그쳤던 브라질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올해 최대 8%에 이를 전망이고 외환보유액도 3000억달러로 2002년 대비 10배 가까이 늘었다"며 "룰라는 브라질의 고질병이던 인플레이션 문제까지 어느 정도 해결해냈다"고 평가했다.
급성장한 경제력 덕분에 국제적 위상도 한층 높아졌다. 브라질은 주요 20개국(G20)의 일원으로서 목소리를 높여갈 뿐만 아니라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자리도 노린다. 10년 전 국가 부도 위기까지 몰렸던 브라질 경제를 GDP 기준으로 세계 8위에 올린 룰라 대통령의 리더십에 전 세계가 주목하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룰라 리더십의 핵심으로 '실용'과 '포용','소통'을 꼽는다. 좌파 노조지도자 출신인 그가 2002년 당선됐을 때 브라질 내 · 외부에서는 기대 못지 않게 우려의 시각이 컸다. 그러나 그는 과감한 변화를 선택했다. 집권 여당인 노동자당(PT) 내 급진세력의 반(反)시장주의 정책을 과감히 물리치고 '룰라노믹스'로 불리는 일련의 시장 친화적 정책을 택했다.
방만한 정부 재정부터 개혁하고 각종 규제를 풀어 기업에 우호적인 비즈니스 환경을 제공하는 데도 주력했다. 상파울루에서 중소기업을 운영하고 있는 히카르두 알메이다씨는 "룰라는 환율 안정,인플레이션 억제,GDP 대비 부채비율 감축 등을 이뤄냈고 소통을 중시하는 리더로서 기업은 물론 다양한 사회 계층의 기대에 부응했다"고 평가했다.
성장 위주의 시장 친화적 정책을 선택해 파이를 키운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룰라 집권 기간에 1500만개의 새 일자리가 생겼고,중산층 비율은 전체 인구의 절반을 넘어섰다. 반면 빈곤층 비율은 2002년 34%에서 2008년 23%로 감소했다. 집권 초기 룰라 대통령을 과격 좌파라고 비난했던 목소리도 더 이상 찾아볼 수 없다.
상파울루(브라질)=최명수 기자 m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