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교토대 연구팀이 희귀금속 중 팔라듐(Pd)과 성질이 같은 합금을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30일 보도했다.

지난 9월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영토 분쟁으로 촉발된 중국의 일본에 대한 희토류 수출 금지 조치로 곤경에 빠진 일본이 대체물질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요미우리는 전했다.

기타가와 히로시(北川宏) 교토대 교수팀은 수년간의 연구를 통해 로듐(Rh)과 은(Ag)을 합성,팔라듐과 성질이 같은 합금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팔라듐을 비롯 리튬 인듐 바나듐 등 희귀금속은 매장량이 적거나 지리적으로 한곳에 집중돼 있어 채굴 · 추출이 쉽지 않다.

요미우리는 "세계 처음으로 팔라듐과 같은 성격의 희귀금속을 땅이 아닌 곳에서 구할 수 있게 됐다"며 "기타가와 교수가 개발한 이번 인공합금은 (희귀금속 등) 자원이 부족한 일본을 구해낼 '현대의 연금술'로 주목된다"고 격찬했다. 희귀금속은 자동차 촉매제와 전자제품 및 2차전지의 핵심 재료로 쓰인다.

원소 주기율표상 로듐은 45번,팔라듐은 46번,은은 47번이다. 원소의 화학적 성질을 결정하는 전자의 개수가 한 개씩 다르다는 의미다. 로듐과 은은 고온으로 녹여도 물과 기름처럼 섞이지 않는다.

기타가와 교수는 금속의 초미세 입자를 만드는 나노 기술에 주목했다. 같은 양의 로듐과 은을 녹여 만든 수용액을 분무 상태로 조금씩 알코올에 뿌렸다. 이 과정에서 로듐과 은이 원자 수준에서 균일하게 섞였고 지름 10나노미터(㎚ · 1㎚는 100만분의 1㎜)의 새 합금 입자가 생겨났다. 새 합금은 2차전지 핵심 재료로 쓰이는 팔라듐과 마찬가지로 배기가스를 정화하는 촉매 기능이나 수소를 대량으로 모으는 성질을 띠고 있다고 요미우리는 전했다.

기타가와 교수는 "로듐과 은의 전자 궤도가 섞이면서 팔라듐의 전자 궤도가 생겼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측했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희귀금속 중 17개를 희토류로 지정해놓고 있으며 중국이 희토류 생산량의 90%를 차지한다.

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


◆ 희귀금속과 희토류

희귀금속(rare metal)은 매장량이 매우 적고 경제적 가치가 큰 팔라듐 리튬 크롬 망간 인듐 등 총 31종의 광물을 지칭한다. 희토류(rare earth resources)는 희귀금속 가운데 원자번호 57번부터 71번까지의 15개 원소 및 이와 유사한 화학특성을 갖고 있는 디스프로슘,스칸듐,이트륨 등 총 17개의 광물을 말한다. 열을 잘 전달하고 화학적으로 안정돼 전기자동차 전지 등에 필수적으로 들어가는 금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