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소동파·이백·도연명…그들은 그렇게 스러졌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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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문인 열전 | 류샤오촨 지음 | 박성희 옮김 | 북스넛 | 812쪽 | 3만3000원
중국 북송시대 삼소(三蘇)의 한 명인 소동파(蘇東坡)는 문장가요 정치가였기 때문에 여러 차례 정쟁에 휘말렸다. 1079년에는 소인배들이 만들어낸 필화사건으로 후베이성 황저우에서 곤궁한 유배생활을 견뎌야 했다. 그러나 다산 정약용이 유배지에서 위대한 업적을 남겼던 것처럼 소동파의 4년 유배생활 또한 정치적으로는 암울했지만 문학적으로는 빛났던 시기였다. 곤궁한 삶을 시로 달랬던 그는 호방한 기개와 풍모가 돋보이는 대표작 호방사(豪放詞)를 남긴 것도 황저우에서였다.
'장강은 동으로 흘러가/그 물결이 모조리/천고의 멋쟁이들 쓸어갔도다/(중략)어지러운 바윗돌은 구름을 뚫고/놀란 파도는 강 언덕을 찢으며/천 무더기 눈더미를 말아올린다/그림 같은 이 강산에/한때는 호걸들이 얼마나 많았을까(하략)'
중국의 역사연구가 류샤오촨(劉小川)은 《중국 문인 열전》에서 "소식은 한 인간으로서,관리로서,시인으로서 모든 것을 마음에 맡겼다"며 "그의 낭만과 달관,자유정신은 정치적 역경 속에서 다져진 수련의 결과였다"고 평가한다.
그는 이 책에서 기원전 3세기 초나라의 이상정치 실현을 위해 멱라강에 몸을 던진 굴원부터 20세기 초 중국인의 의식 개혁에 앞장선 루쉰까지 파란만장한 삶을 살다 간 중국의 대표 문인 18명의 삶과 작품을 날줄,씨줄로 엮어 소개한다. 자신의 탁월한 재능을 발휘할 기회가 없어 한탄하며 유랑과 광기로 세월을 보낸 이백(李白),인생을 돌고 도는 물레방아쯤으로 여기며 방랑을 멈추지 않았던 유영(柳永),궤멸당한 조국의 비극 앞에 탄식하는 육유(陸游),가난을 맑은 삶의 좌표로 삼았던 도연명(陶淵明) 등의 삶과 문학이 세월을 넘어 생생하게 다가온다.
저자에 따르면 중국 문인들은 대개 정치가였다. 그들이 때로 황제의 권력에 도전하고 때로는 중앙 정치무대에 나아가기 위해 몸부림치면서 자신들의 처지와 당대의 역사를 고스란히 글로 옮겨놓은 것은 이런 까닭이다. 가난과 불운,고통과 치욕을 달관과 통찰,풍류와 사랑,인간애로 빚어낸 옛 문인들로부터 삶의 지혜를 배워볼 일이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
'장강은 동으로 흘러가/그 물결이 모조리/천고의 멋쟁이들 쓸어갔도다/(중략)어지러운 바윗돌은 구름을 뚫고/놀란 파도는 강 언덕을 찢으며/천 무더기 눈더미를 말아올린다/그림 같은 이 강산에/한때는 호걸들이 얼마나 많았을까(하략)'
중국의 역사연구가 류샤오촨(劉小川)은 《중국 문인 열전》에서 "소식은 한 인간으로서,관리로서,시인으로서 모든 것을 마음에 맡겼다"며 "그의 낭만과 달관,자유정신은 정치적 역경 속에서 다져진 수련의 결과였다"고 평가한다.
그는 이 책에서 기원전 3세기 초나라의 이상정치 실현을 위해 멱라강에 몸을 던진 굴원부터 20세기 초 중국인의 의식 개혁에 앞장선 루쉰까지 파란만장한 삶을 살다 간 중국의 대표 문인 18명의 삶과 작품을 날줄,씨줄로 엮어 소개한다. 자신의 탁월한 재능을 발휘할 기회가 없어 한탄하며 유랑과 광기로 세월을 보낸 이백(李白),인생을 돌고 도는 물레방아쯤으로 여기며 방랑을 멈추지 않았던 유영(柳永),궤멸당한 조국의 비극 앞에 탄식하는 육유(陸游),가난을 맑은 삶의 좌표로 삼았던 도연명(陶淵明) 등의 삶과 문학이 세월을 넘어 생생하게 다가온다.
저자에 따르면 중국 문인들은 대개 정치가였다. 그들이 때로 황제의 권력에 도전하고 때로는 중앙 정치무대에 나아가기 위해 몸부림치면서 자신들의 처지와 당대의 역사를 고스란히 글로 옮겨놓은 것은 이런 까닭이다. 가난과 불운,고통과 치욕을 달관과 통찰,풍류와 사랑,인간애로 빚어낸 옛 문인들로부터 삶의 지혜를 배워볼 일이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