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홈플러스가 3000억원 규모 긴급 자금 조달을 추진한다. 산업은행 등 정책금융기관이 홈플러스 ‘자금줄’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가운데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의 의사 결정이 중요 변수로 떠올랐다.2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29일 법원에 제출할 회생계획안에 DIP파이낸싱으로 3000억원의 자금 조달을 추진한다는 내용을 포함할 예정이다. DIP파이낸싱은 변제 순위에 최우선권을 부여함으로써 회생 절차 기업에 신규 자금을 지원하는 금융기법이다.홈플러스가 DIP파이낸싱으로 자금 조달을 추진하는 것은 슈퍼마켓 사업과 일부 부동산 점포 등 자산을 매각하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슈퍼마켓 사업 ‘홈플러스익스프레스’의 매각가격은 6000억~7000억원으로 추산되며, 매각 절차는 회생계획안 인가 시 내년 1분기 말에나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홈플러스의 운영자금 문제는 당장 눈앞에 닥친 위기다. 각종 세금과 공과금이 밀리고 직원 월급도 제때 주지 못할 만큼 유동성이 말라붙어 있다. 정치권을 비롯해 시장에서는 홈플러스에 대규모 자금 조달을 해줄 수 있는 곳은 사실상 산업은행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당장 내년 1월 중으로 자금 수혈이 이뤄지지 않으면 홈플러스는 지급불능을 피하기 어렵다”고 말했다.회생계획안 인가에는 메리츠 의중이 가장 중요할 것으로 관측된다.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 혼자 반대해도 홈플러스 회생계획안을 부결시킬 수 있다. 한 구조조정 전문가는 “메리츠는 홈플러스익스프레스 매각엔 뚜렷하게 반대할 명분이 없지만 기존 채권자들의 변제 순위가 후순위로 밀리는 DIP파
뷰티 스타트업으로 시작한 세이션은 남성 화장품 브랜드인 ‘그라펜(Grafen)’으로 국내보다 동남아시아에서 더 유명하다. 지난해 전체 매출(224억원) 중 해외 비중이 60%에 가까운 130억원이다. 덥고 습한 기후에 맞는 기초화장품과 헤어왁스, 선크림 등을 집중적으로 내놓은 결과다.구경모 세이션 대표(사진)는 최근 서울 성수동 본사에서 만나 “MZ세대 남성 중 꾸미기 좋아하는 ‘그루밍족’의 마음을 채워주는 뷰티 브랜드가 거의 없었다”며 “이런 상황에서 K컬처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동남아를 겨냥한 게 주효했다”고 말했다. 세이션이 공들인 나라는 싱가포르와 태국,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이다. 이 회사는 인공지능(AI)과 유명인을 십분 활용했다. 국가별 패션 인플루언서 수십 명이 제품을 동시에 쓰게 하는 방식으로 입소문을 냈다.유명인 정보는 AI를 통해 확보했다. 구 대표는 “우리가 어떤 인플루언서를 찾는지 입력하면 AI 프로그램이 인플루언서를 찾아 문자메시지 등을 보내준다”고 설명했다. 효율적인 마케팅 덕에 이 회사 영업이익은 2023년 1억원대에서 지난해 24억원으로 급증했다.세이션은 이런 성공법을 여성 화장품에도 적용할 계획이다. 여성 화장품은 이미 레드오션이지만 남성의 수십 배인 여성 구매력 가치를 높이 판단해서다. 이 회사가 올해 출시한 여성용 스킨케어 브랜드 ‘스탠다드서울’의 올해 해외 매출은 지난해보다 네 배 이상 증가했다.은정진 기자
김범석 쿠팡Inc 의장이 대규모 정보유출 사고가 난 지 한 달 만인 28일 대국민 사과문을 냈다. 사과가 늦은 점에 대해 "잘못된 판단을 했다"고 자책했지만, 논란이 된 자체조사 발표에 대해선 "유출 규모는 3000명"이라며 '셀프조사' 내용이 맞다고 주장했다. 국회 청문회에 또 불출석을 알린 김 의장이 사과문으로 책임을 축소하는 데만 급급한 게 아니냔 비판이 나온다. 김 의장은 정보 유출 후 한 달만에 사과문을 낸 경위부터 설명했다. 김 의장은 "많은 오정보가 난무해 사실이 확인된 이후 소통하고 사과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며 "돌이켜 보면 이는 잘못된 판단"이라고 했다. 대국민 사과가 늦은 배경에 대해 자체 조사 때문에 늦었다고 사유를 밝힌 것이다. 지난 25일 낸 자체 조사 결과에 대해 김 의장은 "정부화 협력해 유출된 고객 정보를 100% 회수했다"고 강조했다. 외부로 유출된 정보가 3000명으로 제한된 점, 정부와 조사 초기부터 협력해왔다는 점을 언급하며 유출 규모가 크지 않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이어 "조사는 계속 진행 중이며, 추가 사항이 확인되는 대로 안내드리겠다"고 했다. 정부가 쿠팡의 일방적 발표에 대해 "확인되지 않은 사실"이라고 선을 그은 가운데 김 의장이 직접 조사 결과가 맞다고 주장한 것이다. 김 의장이 "쿠팡은 오정보가 확산되는 상황에서도 정부의 '기밀 유지' 요청을 엄격히 준수했다"고 언급한 점도 쿠팡이 앞으론 '공세전환'을 하겠다는 걸 간접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김 의장의 이러한 전격적인 사과문 발표는 그동안 박대준 전 쿠팡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