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또 확인된 중국의 이중플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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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평도 사격훈련이 끝난 지 꼭 하루 만인 21일,주목할 만한 외신 하나가 전해졌다. 중국과 러시아가 내년에 동해 북부해역에서 사상 처음으로 연합 해상 군사훈련을 한다는 러시아와 홍콩 언론의 보도였다. '화평사명(和平使命)2011'훈련이다.
이번 훈련은 특히 양국의 육 · 해 · 공 3군 정예 부대가 두루 참가하고 역대 최대 규모로 실시된다고 홍콩 봉황TV는 전했다. 구체적인 시기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벌써 한 · 일 정부가 보도의 진위 파악에 들어가는 등 긴장감이 흘러나온다.
한국을 긴장시키는 것은 훈련 규모가 아니다. 주권 국가가 자국 영토 내에서 하는 '정당한' 군사훈련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문제는 화평사명 훈련의 이면에 감춰진 중국과 러시아의 이중성이다.
중 · 러 양국은 한국의 사격훈련 하루 전까지도 훈련 취소를 강력히 요구했다. 여러 정책 당국자가 번갈아 나선 중국은 요구 수위도 과도할 정도로 심했다. 나아가 중국은 류우익 주중 한국대사를 불러 "한반도에 유혈 충돌이 발생하면 그 재앙이 먼저 남북한 인민에게 닥친다"며 취소를 종용했다. 그러는 사이 사상 최대 규모의 연합훈련을 준비해온 것이다. '남이 하면 불륜이고,내가 하면 로맨스'격의 이중적 속내다. 중국의 '이중 플레이'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7월 한 · 미 연합훈련 때는 "미국 항공모함이 들어오면 실탄으로 사격할 수 있다"(러위안 중국 군사과학학회 부회장)는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스스로가 조금이라도 불편해지면 외교적 의례와 체면은 무의미하다는 듯한 태도다.
중국은 지난 주말 열린 유엔 안전보장회의에서도 연평도 사격 훈련이 있게 된 원인이 북한에 있었다는 점을 분명히 하려던 국제사회의 여론을 무력화시키는 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 일종의 '양비론(兩非論)'으로 사태의 본질을 흐려놓았던 셈이다.
최근 들어 중국은 틈나는 대로 '대국(大國)의 길'을 강조한다. 수시로 "한반도 정세의 안정이 긴요하다"고도 말해왔다. 그러나 러시아와의 이번 군사훈련 준비를 보면 실상 겉과 속이 다른 길을 걸어온 것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 평화를 위한다는 '화평사명'의 참 의미가 무엇인지 묻고 싶다.
이관우 국제부 기자 leebro2@hankyung.com
이번 훈련은 특히 양국의 육 · 해 · 공 3군 정예 부대가 두루 참가하고 역대 최대 규모로 실시된다고 홍콩 봉황TV는 전했다. 구체적인 시기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벌써 한 · 일 정부가 보도의 진위 파악에 들어가는 등 긴장감이 흘러나온다.
한국을 긴장시키는 것은 훈련 규모가 아니다. 주권 국가가 자국 영토 내에서 하는 '정당한' 군사훈련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문제는 화평사명 훈련의 이면에 감춰진 중국과 러시아의 이중성이다.
중 · 러 양국은 한국의 사격훈련 하루 전까지도 훈련 취소를 강력히 요구했다. 여러 정책 당국자가 번갈아 나선 중국은 요구 수위도 과도할 정도로 심했다. 나아가 중국은 류우익 주중 한국대사를 불러 "한반도에 유혈 충돌이 발생하면 그 재앙이 먼저 남북한 인민에게 닥친다"며 취소를 종용했다. 그러는 사이 사상 최대 규모의 연합훈련을 준비해온 것이다. '남이 하면 불륜이고,내가 하면 로맨스'격의 이중적 속내다. 중국의 '이중 플레이'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7월 한 · 미 연합훈련 때는 "미국 항공모함이 들어오면 실탄으로 사격할 수 있다"(러위안 중국 군사과학학회 부회장)는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스스로가 조금이라도 불편해지면 외교적 의례와 체면은 무의미하다는 듯한 태도다.
중국은 지난 주말 열린 유엔 안전보장회의에서도 연평도 사격 훈련이 있게 된 원인이 북한에 있었다는 점을 분명히 하려던 국제사회의 여론을 무력화시키는 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 일종의 '양비론(兩非論)'으로 사태의 본질을 흐려놓았던 셈이다.
최근 들어 중국은 틈나는 대로 '대국(大國)의 길'을 강조한다. 수시로 "한반도 정세의 안정이 긴요하다"고도 말해왔다. 그러나 러시아와의 이번 군사훈련 준비를 보면 실상 겉과 속이 다른 길을 걸어온 것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 평화를 위한다는 '화평사명'의 참 의미가 무엇인지 묻고 싶다.
이관우 국제부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