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미국 기업들의 임시직 의존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경기 침체를 계기로 미국 고용시장이 정규직에서 임시직으로 재편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21일 미국 노동부 통계를 인용,지난달 새로 늘어난 민간 부문 일자리 5만개 가운데 80%가 임시직이었으며,이같은 임시직 고용 선호 추세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완전한 경기 회복에 대한 확신이 들지 않는 데다 임시직 채용이 비용 절감에 효과적이라는 인식이 굳어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미 노동부 통계에 따르면 올 들어 임시직 일자리는 30만7000개 늘었다.전체 민간 부문 일자리 증가분 117만개의 4분의 1을 넘는 수준이다.

이같은 추세는 미국 근로자들과 구직자들에게 ‘나쁜 소식’이라고 NYT는 전했다.임시직 근로자들은 일반적으로 정규 직원에 비해 복지 혜택을 많이 받지 못하며 고용 안정성도 낮기 때문이다.경기 회복의 핵심 동력인 구매력도 낮을 수밖에 없다.

데이비드 아토 매사추세츠공대(MIT) 이코노미스트는 “우리는 지금 불확실성이 영구히 지속되는 듯한 시기에 있다” 며 “임시직 시대가 오랜 기간 지속될 것 같다”고 말했다.

임시직 근로자인 제프리 로데오씨(43)는 “기업들이 사람을 뽑는 것을 많이 주저하고 있다” 며 “최소한 내년까지는 이런 처지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14개월 전 새크라맨토의 한 제조업체에서 회계부장으로 근무하다가 해고된 그는 실직 이후 정규직 일자리를 잡기 위해 700곳에 이력서를 보냈지만 일자리를 잡지 못했다.지금까지 전전한 임시직만 네 곳이나 된다.

이언 쉐퍼드슨 하이프리퀀시 이코노믹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고용의 핵심 주체인 중소기업들이 향후 경기 전망에 대해 확신을 갖고 있지 못하는 상황” 이라며 “고용 개선에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노동시장에서 임시직 비중은 1990년대부터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다.미 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민간 부문 고용의 임시직 비율은 26.2%였다.1990년대 초에는 7.1%였으며,2000년대 초에는 10.9%였다.최근 20년 새 4배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