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거침없이 2020선까지 넘어선 국내 증시가 상승세를 이어갈지 주목된다.외국인 매수세가 탄탄한데다 이번 주 발표될 미국 경제지표도 호전이 예상돼 ‘산타랠리’ 기대가 여전하다.다만 군 당국의 연평도 해상 사격훈련은 지정학적 리스크(위험)를 높일 수 있는 변수다.

지난주 코스피지수는 37개월 만에 2000선을 돌파(14일)한 데 이어 17일 2026.30에 마감했다.지난 한주간 상승률만 2.02%에 이른다.외국인이 같은 기간 1조2099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면서 상승 탄력을 높였다.

전문가들은 이번 주에도 별다른 악재가 없을 경우 증시 상승세가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최근 주가 상승의 원동력인 경기 회복세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주 예정된 미국 11월 기존주택 매매와 내구재 주문,12월 미시건대 소비심리지수도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미국 감세연장안도 지난 주말 오랜 진통 끝에 대타협이 이뤄졌다.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8580억달러 규모의 감세연장법안에 최종 서명해 경기 부양에 대한 기대가 커졌다.

자금 흐름을 봤을 때도 증시 전망은 낙관적이다.곽중보 삼성증권 연구원은 “랩 상품으로 인한 자금 유입과 외국인 매수세가 펀드 환매에 따른 매물을 소화하고 있다” 며 “시중 부동자금과 6개월내 만기 도래하는 은행 정기예금 자금 등이 증시로 유입될 경우 상승 탄력이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면에서도 MSCI KOREA 12개월 선행 PER(주가수익비율)이 10.1배(16일 기준)에 머물러 2007년의 13배보다 낮은 상황이다.

오늘부터 실시될 예정인 우리 군의 연평도 해상사격 훈련은 변수다.북측은 우리 군의 사격 훈련이 진행될 경우 2차,3차 타격을 할 것이라고 통지했다.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가 전날 밤 개최되는 등 국제 정세도 민감하게 움직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북한 리스크가 발생했을 때마다 국내 증시 영향은 제한적이었다고 분석했다.다만 북한의 연평도 포격 후 잠복했던 지정학적 리스크가 다시 돌발 악재로 불거질 가능성은 배제하기 어렵다.

코스피지수 급등에 따른 숨고르기 가능성도 제기된다.우리투자증권에 따르면 한국의 GDP 대비 시가총액 비중은 117%로 2007년 말 이후 사상 최고 수준이다.홍콩,대만,인도보다 낮지만 태국,중국,인도네시아 보다는 높다.

연말 연초는 글로벌 자금이 국가간 자산 비중을 조절하는 시기다.글로벌 투자자 입장에선 추가적인 시가총액 증가가 단기적으로 부담스러울 수 있다.내년 1분기 애널리스트들의 기업 이익 추정치 하향 조정이 본격적으로 이뤄지지 않은 점도 감안해야 한다.

홍순표 대신증권 시장전략팀장은 “이번 주에 피치가 그리스의 신용등급 재평가 결과를 발표한다는 점에서 유럽 재정위기도 다시 불거질 수 있다” 며 “하지만 새로운 이슈가 아니기 때문에 코스피지수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단기적으로 코스피 지수의 숨고르기가 나타나도 산타랠리(연말 종료 5영업일 전부터 다음해 2영업일까지 상승장) 가능성을 높이는 과정으로 봐야 한다는 지적이다.홍 팀장은 “2000년 이후 코스피지수가 연간 두자릿수의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할 때마다 국내 증시에 어김없이 산타랠리가 나타났다” 며 “현재 코스피지수 수익률은 2009년 말 대비 20.4%로 충분한 조건”이라고 분석했다.

대형 우량주의 상대적 강세는 계속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외국인과 국내 기관,자문사 등이 대부분 대형주 중심으로 대응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이선엽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달 들어 외국인 순매수 규모 중 90%가 대형주에 몰렸다” 며 “당분간 골리앗 종목 위주의 흐름에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일시적 숨고르기가 있다고 해도 ‘밸류에이션이 아닌 속도에 따른 부담’ 때문이기 때문에 차익실현 보다는 비중을 늘리는 기회로 접근하라는 조언이다.

금융주에서는 은행이나 증권에 이어 보험으로 순환매가 이뤄질 가능성도 거론된다.이 연구원은 “소재와 산업재의 강세 흐름이 계속될 가능성이 커보인다” 며 “단기 상승에 따른 지수 상승 탄력이 다소 둔화된다면 통신이나 유틸리티 쪽으로도 매수세가 옮겨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우리투자증권은 중국 유압시장 성장 수혜가 예상되는 두산을 새로 추천했다.삼성증권은 두산인프라코어고려아연,만도 등을 꼽았고 증시 상승에 따라 브로커리지 부문의 경쟁력이 부각될 대우증권을 신규 단기 유망 종목에 올렸다.KT가 현대증권과 대신증권의 복수 추천을 받았고 GS,LG상사,LG디스플레이,LG패션 등도 증권사들 ‘톱픽’에 올랐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