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국가들의 신용등급이 줄줄이 떨어지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무디스는 17일 아일랜드의 국가신용등급을 'Aa2'에서 'Baa1'으로 5단계 강등했다. 등급전망은 '부정적'을 유지해 추가 하향 조정 가능성을 열어뒀다.

무디스는 "아일랜드 은행의 부실채권 문제와 경제전망의 불확실성 증가 등을 반영해 신용등급을 낮췄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디트마 호르눙 무디스 애널리스트는 "은행들의 부실채권이 경제 전망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며 "정부의 재정 여력도 더 나빠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무디스는 그리스를 국가신용등급 하향 검토 대상에 올렸고, 스페인의 국가신용등급 강등 가능성도 경고했다. 무디스는 16일 성명을 내고 "그리스가 재정적자 감축 노력에서 '상당한' 진전을 이뤘음에도 불구하고 공공 채무를 지탱할 수 있는 수준으로 낮출 수 있을지 여전히 불투명하다"며 신용전망 하향 이유를 설명했다. 현재 무디스는 그리스에 투자부적격 상태인 Ba1 등급을 부여하고 있다.

이 회사는 그리스에 여러 단계 등급 강등도 가능하다고 경고했다. 무디스는 "그리스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공공부채 비율을 향후 3~5년 내 안정시키는 데 실패할 위험성이 커지거나 유럽연합(EU)의 구제 강도가 2013년 이후 약화될 것으로 판단되면 등급이 한꺼번에 몇 단계 떨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이날 스페인에 대한 추가적인 외부 지원이 이뤄지지 않으면 '뱅크런(대량인출 사태)'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루비니 교수는 블룸버그TV와 가진 인터뷰에서 "스페인은 망하기엔 너무 크지만 구제금융을 제공하기에도 너무 크다"고 말했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