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부터 눈밑지방과 다크서클이 생겨 또래보다 5~10살 더 먹어보이는 사람이 늘고 있다. 잠을 잊고 인터넷 서핑,온라인게임에 빠지거나 TV를 장시간 시청하는 게 주된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 때문에 눈밑지방 제거술을 많이 받지만 지방이 다시 차오른 사람은 재수술이 필요하다. 더욱이 애교살을 만들기 위해 눈밑에 필러를 주입하거나 미세지방을 이식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눈밑지방을 제거하는 수술도 증가 추세다.

눈밑지방은 나이들거나 피곤이 누적돼 눈 아래쪽이 불룩해지는 현상이다. 피부노화로 눈 아래 근막이 늘어지면서 그 위에 지방이 고인 것이다. 서구에서는 무기력하고 고단해 보인다고 해서 '피곤한 눈(fatigue eye)'이라고도 부른다. 눈밑지방으로 인해 눈밑이 어두워 보이는 것을 '다크서클'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심술맞고 피곤해 보이는 인상을 줘 '심술단지'라 부른다.

눈밑지방은 눈꺼풀 바로 아래쪽 피부를 절개하고 그 안의 지방을 메스로 떼어내는 외과적 수술과 메스 대신 레이저를 이용하는 방법으로 치료한다. 외과 수술은 메스 자국이 남게 되고 수술 뒤 멍이 생겨 일상생활로 바로 복귀하기 힘들다

이에 비해 레이저 시술은 눈 안쪽 결막을 1~1.5㎝가량 이산화탄소 레이저로 절개한 뒤 그 열에 의해 튀어나온 지방을 걷어낸다. 결막 아래엔 몇층의 근막층이 더 있으므로 눈의 움직임을 좌우하는 동안근을 건드리지 않고 외모가 개선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레이저를 쏘아 적당량의 지방을 제거한다.

눈밑지방은 아무리 잘 제거해도 좌우 균형이 맞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어느 정도 이상으로 지방을 제거하면 남아 있는 좌우 지방을 균형있게 바로잡아 재배치함으로써 외관상 보기 좋게 한다. 레이저 시술은 메스를 쓰지 않으므로 흉터가 남지 않으며 시술 당일만 안정을 취하면 대부분 다음 날부터 세안,화장 등을 할 수 있다. 수술엔 약 40분이 걸린다.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김성완피부과는 1996년부터 2009년까지 13년간 눈밑지방 및 다크서클로 내원한 환자 1만4400명을 레이저 시술로 치료한 전문병원이다. 오랜 연륜 덕분에 한번 눈밑지방 제거수술을 받았다가 다시 지방이 찬 환자도 가장 많이 재수술하는 병원으로 손꼽힌다. 이 병원은 재수술을 받은 278명을 추적 조사한 결과 80% 이상이 만족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김성완 원장은 "눈밑지방은 한 번 수술해도 지방이나 지방을 감싸고 있는 막이 제대로 제거되지 않아 지방이 다시 차올라 재수술하는 경우가 20~30% 정도"라며 "특히 아래쪽 속눈썹 주위를 메스로 절개한 뒤 지방을 제거하는 외과적 수술법은 눈밑지방 맨 아래까지 메스가 닿기 어렵기 때문에 재수술 비중이 더 높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 번 절개했던 속눈썹 부위를 다시 메스로 절개하고 꿰매면 속눈썹 안쪽이 뒤집혀 겉으로 나오는 '하안외반증'과 같은 부작용이 생길 수 있으나,레이저 시술은 눈 안쪽의 결막을 절개한 뒤 그냥 두면 피부가 저절로 붙어 흉터가 남지 않고 하안외반증의 위험이 덜하다"고 말했다.

눈밑에 콜라겐 등 필러를 주입한 경우에는 여기저기 필러가 흩어져 일일이 찾아서 제거하기 어렵다. 애초부터 눈밑에 지방을 이식하거나 필러를 넣을 때엔 적량을 정확한 위치에 주입하고 제거할 때도 경험많은 의사의 세심한 손길이 필요하다. 이들 필러의 제거에도 레이저가 유용하다. 출혈의 염려가 적고 레이저열에 의해 잔류물이 제거되기 때문이다.

김 원장은 "젊은이들은 눈을 혹사시켜 눈 아래에 있는 근막이 반복적으로 수축,이완하면서 탄력이 감소하고 눈밑지방이 고이고 상대적으로 얇은 피부층 아래의 혈관과 구조물이 투영되면서 절반가량에서 다크서클이 동반된다"며 "이런 경우에는 간단한 레이저 시술로 효과를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