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대기업이 내년에도 '공격 경영'을 통해 시장지배력을 강화할 전망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기업들은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주력 상품을 중심으로 신흥시장의 수요를 선점한다는 내용의 내년 사업계획을 수립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최근 주요 회원기업 272곳(대기업 120곳, 중소기업 152곳)의 최고경영자(CEO)를 설문조사한 결과 내년에 절반 이상의 기업(52.9%)이 신사업 진출, 해외시장 개척 등에 투자해 확대경영 기조를 유지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삼성전자는 내년에도 공격적인 투자와 마케팅을 통해 '1등 전략'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오는 16일과 20일에 글로벌 전략회의를 열어 내년 사업계획을 확정할 계획이다.

내년 사업계획에는 반도체와 액정표시장치(LCD), 연구개발(R&D) 등 분야에 올해보다 4조원 많은 30조원을 투자, 반도체와 LCD 부문의 시장지배력을 더욱 강화한다는 내용이 포함될 예정이다.

주력 세트(완제품) 사업에서는 스마트폰과 태블릿PC, 스마트TV를 중심으로 위상을 강화하고, 부품부문에서는 핵심 기술을 기반으로 선두업체로서의 지위를 확고히 하겠다고 밝혔다.

핵심 신수종 사업으로 추진 중인 헬스케어 사업에서는 신규 아이템을 발굴하고, 태양전지 분야에서는 업계 최고수준의 사업역량을 확보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현대·기아차는 내년에는 600만대 이상을 판매하겠다고 밝혔다.

높아진 브랜드 인지도를 바탕으로 미국에 쏘나타 하이브리드, 신형 아반떼, 에쿠스 등을 투입하고, 중국 등 신흥시장에서는 K5, 쏘나타 등을 본격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고연비 친환경차 개발과 이산화탄소 배출량 저감에도 2013년까지 총 4조1000억원을 투자할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에는 친환경차인 쏘나타, K5 하이브리드 등 본격 양산할 예정이다.

GM대우는 내년에도 1조원 이상을 투자하고, 국내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시보레 브랜드를 도입, 모두 7개 차종을 출시할 계획이다. 해외에서는 우즈베키스탄을 포함한 동유럽 시장과 신흥시장 등에서 시장 개척 활동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르노삼성은 내년 하반기 신형 SM7 출시를 내수 판매 확대의 계기로 삼고 수출을 더욱 늘려나갈 계획이다.

SK그룹은 새로운 에너지 자원확보, 스마트 환경 구축, 산업혁신기술 개발을 3대 핵심 신규사업 분야로 정하고 여기에 내년부터 2020년까지 17조5000억원을 투자할 방침이다. 중국, 중동, 중남미 등 '3중(中)' 지역을 글로벌 거점 지역으로 삼고 현지 완결형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포스코는 모든 대내외 상황을 고려해 새해 경영계획을 짜고 있다고 밝혔다. 포스코는 철강사업 본연의 기술경쟁력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신재생 에너지사업과 종합소재사업 등으로도 사업 영역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롯데그룹은 내년에도 글로벌 사업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국내외에서 인수합병(M&A)을 적극적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주력 사업인 유통에서 다양한 업태의 신규 출점으로 글로벌 백화점ㆍ대형마트의 위상을 다질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백화점은 내년 4월에 중국에 단독으로 진출하는 첫 점포인 톈진점을, 5월에는 대구 봉무신도시에 쇼핑, 편의, 오락시설을 마을 형태로 조성한 라이프스타일센터(LSC)형 복합몰을 열 예정이다. 내년 상반기에는 프리미엄아울렛 파주점을, 연말에는 김포 복합쇼핑몰 '김포 스카이파크'를 개장할 계쵝이다. 롯데마트도 국내에 10개 안팎, 해외에 20여 개 점포를 새로 여는 등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겠다고 밝혔다.

STX그룹은 앞으로 10년 동안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글로벌 개척정신과 인재경영, 시너지 강화를 3대 경영기조로 삼고 내년을 원년으로 이에 대한 기반을 닦겠다는 구상이다.

글로벌 개척정신이란 남미나 아프리카 등지의 신흥시장 개척을 통해 제2도약을 이루겠다는 것을 말한다. 인재경영은 체계적인 인재육성 프로그램을 통해 조직과 개인이 비전을 공유하고 '즐거운 일터'라는 조직문화를 만든다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한경닷컴 정인지 기자 inj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