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가루 음식보다 밥 챙겨 먹고 얼큰한 '해장의 유혹' 견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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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 덜 찌는 연말 회식법
고기 안주만 먹으면 단기적으론 '효과'…밥 먹어 포만감 느끼는 것도 한 방법
술 다이어트는 무방비 상태 간만 손상
삼겹살 대신 생선회ㆍ두부ㆍ과일 먹고 콩나물국 등 담백한 국물로 해장
우롱茶 물과 마시면 지방 축적 막아
고기 안주만 먹으면 단기적으론 '효과'…밥 먹어 포만감 느끼는 것도 한 방법
술 다이어트는 무방비 상태 간만 손상
삼겹살 대신 생선회ㆍ두부ㆍ과일 먹고 콩나물국 등 담백한 국물로 해장
우롱茶 물과 마시면 지방 축적 막아
체감경기가 좋지 않은 데다 '연평도 포격 사건'까지 터져 연말모임이 예년보다 다소 줄었다지만 평소 사교적이지 않은 사람도 빠질 수 없는 게 각종 송년모임이다. 연말을 앞두고 거의 연일 이어지는 모임탓에 간은 부대끼고 속은 쓰리거나 더부룩하며 뱃살은 어느 새 차곡차곡 오르게 마련이다. 그래서 12월 한 달 사이에 체중이 3~4㎏ 불어난 직장인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회식자리가 늦게 끝나다보니 수면부족과 다음 날 집중력을 잃기 쉽다. 통과의례처럼 치러야 할 송년모임에는 나름의 전략으로 임해야 체중증가나 만성피로,우울감,속병 같은 '연말증후군'을 피할 수 있다.
비만치료전문 윈클리닉 윤철수 원장은 "연말에는 추운 날씨 때문에 활동량이 적을 뿐더러 고열량 음식을 먹게 되는 저녁 회식자리가 집중돼 체중이 쉽게 불어난다"며 "계획을 세워 모임일정을 조정하고 요령껏 한두 자리는 술과 음식을 줄여먹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고 말했다. 무엇보다도 간이 술에 혹사당하면 최소 2~3일은 쉬어야 정상기능을 회복할 수 있다. 과음 후에는 평소와 달리 음식을 아예 섭취하지 못하거나 폭식하는 등 섭식장애가 생길 수 있는데 이 같은 상황이 일정 기간 반복되면 체중증가나 소화기질환이 나타난다.
다이어트 중인 사람에게 연말 회식자리는 그야말로 스트레스의 연속이다. 회식자리에선 음식섭취를 자제해야 하는 게 고통이다. 어쩌다 회식에 빠지면 소외감이나 조직생활 부조화 등이 걱정돼 스트레스가 만만치 않다. 하지만 회식에 너무 민감하게 반응해 스트레스를 받으면 정신건강을 해칠 뿐 아니라 '스트레스 호르몬'의 일종인 코티솔이 과다 분비되는데 지방의 생성과 축적으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스스로 음식이나 술을 먹지 말아야 한다는 강박감에서 벗어나는 게 중요하다.
음주나 식사 패턴은 합리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어떤 사람들은 살이 찔 것을 염려해 회식 중 술만 마신다. 이른바 '술 다이어트'가 인터넷 상에 떠돌지만 건강을 해치는 일이다. 빈 속에 술을 마시게 되면 평소보다 알코올이 빠르게 흡수돼 위산을 과다하게 분비시키고 무방비 태세인 간을 손상시킨다.
회식자리에서 무조건 안주를 피하기보다는 포만감이 들지 않을 정도로 안주를 섭취하는 게 바람직하다. 이때 안주로 고기류만 먹고 밥 등 탄수화물은 일절 손을 대지 않기도 하는데 연말 등 단기간 집중된 회식에는 일면 유효한 전략이다. 강재헌 인제대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술과 탄수화물을 같이 섭취하면 중성지방이 쉽게 올라가므로 연말 음주에 한해 고기와 술만 먹는 것은 체중증가를 막는 괜찮은 방법"이라면서도 "다만 고단백식만 지속되면 섬유질 비타민 무기질 섭취가 부족해지는 등 영양불균형이 초래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대로 술을 먹을 때 밥을 꼬박꼬박 챙겨먹는 것은 좋은 면도 있다. 탄수화물이 중성지방을 높이긴 하지만 포만감 때문에 술을 덜 먹게 된다. 또 현미밥이나 잡곡밥은 물론 일반적인 쌀밥은 전곡식품이어서 분해 · 흡수되는 데 일정한 시간이 소요돼 혈당이 올라가는 속도가 단순당이 많은 음식이나 밀가루 음식에 비해 늦으므로 바람직하다. 밥 대신 부침개 국수 튀김 빵류 케이크 피자 등 밀가루로 만든 음식을 먹으면 원료가 가루인 특성상 전곡식품보다 훨씬 몸에 흡수가 잘 되고 열량이 높다.
육류를 섭취할 때엔 기름기가 많은 삼겹살 등을 피하고 기름기가 쫙 빠진 등심 같은 것을 자기 손바닥 크기 이하로 소량 먹는 게 좋다. 술 안주로는 생선회 두부부침 골뱅이 야채 과일 등 포만감에 비해 칼로리가 낮고 비타민 미네랄 단백질이 풍부한 음식이 추천된다.
음주 속도를 늦추는 게 좋다. 내기로 술을 먹거나 폭탄주로 돌려 먹으면 절대 알코올 섭취량이 증가할 뿐만 아니라 간이 포만감을 느끼지 못해 음식섭취량도 덩달아 늘게 된다. 소주는 50㏄ 한 잔에 90㎉,막걸리는 200㏄에 110㎉,맥주는 500㏄당 180㎉ 정도인데 어느 술이든 만취하면 술만의 섭취열량은 거의 비슷하게 된다.
과음한 다음 날 얼큰한 해장국으로 땀을 빼면 술이 깬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고 매운 짬뽕국물이나 라면,감자탕,뼈해장국 등으로 해장하면 열량 및 나트륨 함량도 높고 자극적이기 때문에 숙취 해소는커녕 오히려 위장장애나 체중증가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콩나물국,북어국,조개탕,대구탕,복어국 등과 같이 담백한 해장음식이 숙취해소와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
우롱차는 이뇨작용으로 소변을 통해 알코올 성분과 노폐물의 배출을 촉진한다. 다만 신선한 물도 같이 공급해줘야 전체적인 수분균형이 맞는다. 구기자차는 콜레스테롤을 낮추고 간세포에 지방이 쌓이는 것을 억제해주기 때문에 비만한 사람들에게 좋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