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의 핵심 지표인 국채 금리가 널뛰기를 하고 있다. 수요와 공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작은 변수에도 금리가 급등락하고 있다. 반면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기준인 양도성 예금증서(CD) 금리는 꿈쩍도 하지 않아 또 다른 왜곡이 나타나고 있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8일 채권시장에서 0.19%포인트나 뛰어 연 3.08%에 마감했다. 전날 낙폭 0.22%포인트에 근접하는 수준으로 금리가 치솟았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가 급반등한 것은 전날 하락폭이 과도하다는 인식이 퍼진 결과다. 정책금리인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연 2.5%인데 3년 만기 국고채 금리가 연 3% 아래에 있다는 것은 지나치게 낮다는 분위기가 확산됐다.

국고채 3년물의 지표인 10-6호(2013년 12월 만기) 발행 잔액이 4000억원에 불과하다 보니 적은 매도 주문에도 금리가 휘청거렸다. 서철수 대우증권 채권운용부 차장은 "기본적으로 수요에 비해 공급이 워낙 적어 변동폭이 커지고 있으며 정부가 채권시장 교란세력을 잡아내겠다고 말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전했다. 전날 미국 국채 금리가 급등한 것도 시중 금리 급등을 부추겼다.

반면 91일물 CD 금리는 이날도 연 2.80%를 기록했다. CD 금리는 지난달 16일 이후 22일간 단 한 차례도 변하지 않았다. 은행 관계자들은 "금융당국이 CD를 예금이 아닌 시장성 수신으로 판단하면서 CD 발행 잔액이 계속 줄고 거래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정성태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국고채 금리는 급등락하고 CD 금리는 꿈쩍도 안 하는 것은 한국 금융시장이 시장의 가격 변동 요인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할 만큼 후진적이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원 · 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4원60전 올라 1146원에 마감했다. 외환거래량이 경제 규모에 미치지 못해 작은 충격에도 급등락을 거듭한다는 지적이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