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만만치 않은 생활물가에 어려운 이웃들은 유난히 나기 어려운 겨울입니다. 그래도 이웃 사랑의 손길로라면 많이 비싸진 김치 걱정도, 연탄 걱정도 덜 수 있지 않을까요. 관세청의 하루를 이지은 기자가 함께 했습니다. 서울 세관 앞뜰이 마늘 냄새 찌르는 김장터로 변했습니다. 아침 일찍부터 김장 대열에 선 임직원들이 부지런히 배추에 속을 채워넣습니다. 약속한 김치를 배달하려면 꽁꽁 언 손을 녹일 틈도 없습니다. 김락원 서울세관 환급심사과장 "집에서는 이렇게 많은 김장을 하지 않아서 힘들기는 한데 도울 수 있다는 생각에 즐거운 마음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따뜻한 손맛이 벤 관세청표 김치 500포기는 저소득 이웃 50가구에 전해졌습니다. 세관에서 몰수한 중국산 밀수품과 짝퉁 의류도 어린 가장들에게는 귀한 선물입니다. 미리 받는 크리스마스 선물에 혼자 나는 겨울을 잊고 입이 함지박만큼 벌어집니다. "감사합니다" 임직원들은 다시 앞치마를 두른 채 서울 상도동 재개발 지역의 가파른 언덕에서 하루의 끝을 맞습니다. 차 한 대가 겨우 지나갈 정도로 비좁은 골목에 줄지어 손에서 손으로 연탄을 조심스럽게 나릅니다. 곧 철거될 이곳에 돈이 없어 남은 한 노부부네 창고에 석 달치 연탄을 가득 채웠습니다. 김동주 (77) / 동작구 상도동 주민 "이제 2년차 받는거예요. 작년에 받고 올해도 받고. 여기엔 오도 가도 못한 사람들만 남아있어요. 겨울 따뜻하게 나라고 연탄으로 이렇게 도와주니 얼마나 고맙습니까." 한 장에 600원 남짓, 하지만 이 연탄 3천장에는 관세 국경을 지키는 기관이기 전에 이웃을 사랑하는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윤영선 관세청장 "경제가 발전하면 위에 큰 그림만 보고 있거든요. 하지만 이렇게 밑바닥에 와보면 어려운 영세민들 있기 때문에 우리가 위에서 아래까지 잘 돌봐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WOW-TV NEWS 이지은입니다. 이지은기자 luvhyemi@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