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법을 준수하면서 단계적이고 안정된 투자를 해야 성공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 현지 직원 및 정부 관계자들과도 튼튼한 신뢰관계를 구축해야 합니다. "

8일 서울 염곡동 KOTRA에서 열린 '해외투자 성공 촉진대회'에 참석한 중소기업인들은 최근 중국,동남아 국가들이 해외 기업에 문턱을 높이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특수밸브를 만드는 케이엠씨(대표 정창무)의 중국법인 기화밸브유한공사의 황성욱 총경리는 "현지법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준수가 투자 성공의 지름길"이라고 지적했다. 2002년 중국에 첫 진출한 이 회사는 연매출 1300만달러를 올리는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다. 황 총경리는 "흔히 중국에선 관시(관계)와 펑요(친구)가 중요하다고 말하지만 관계를 맺는 게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며 "법을 철저히 지키며 사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가 인증한 전사적자원관리(ERP) 프로그램을 쓰면 회계감사에서 불이익을 받는 일이 없다"고 소개했다.

단계적 투자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황 총경리는 "현지 정부가 제시하는 혜택이나 낮은 인건비만 믿고 무리하게 투자해 낭패를 본 사례가 많다"며 "임대공장을 이용하면서 현지 경영에 필요한 노하우를 쌓은 후 신규 공장을 설립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인도네시아에서 연매출 4000만달러를 올리는 의류업체 성보자야의 이진수 대표는 현지인 중심의 인력관리를 성공 비결로 꼽았다.

이 대표는 "한국인을 관리직으로 쓰면 현지 직원들과 융화가 쉽지 않다"며 "소통의 효율성과 조직충성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현지인을 관리직으로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나라에서 플라스틱 부자재를 만드는 강주석 세림인도네시아 대표도 "현지인을 차별대우하지 않고 신뢰를 쌓은 덕분에 수차례의 위기를 넘기고 성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