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Z Insight] 사용후기 10만개 붙는 '상품소싱력'…GS샵, 올 판매 2조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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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홈쇼핑
中企와 15년 상생
화장품ㆍ생활용품 등 기획마다 대박 행진
온라인ㆍ글로벌 강자로
인터넷ㆍ모바일 꾸준한 성장…인도ㆍ태국 등 해외진출 가속
中企와 15년 상생
화장품ㆍ생활용품 등 기획마다 대박 행진
온라인ㆍ글로벌 강자로
인터넷ㆍ모바일 꾸준한 성장…인도ㆍ태국 등 해외진출 가속
지난 7월 서울 문래동의 GS홈쇼핑(브랜드명 GS샵) 본사 곳곳에 '우리 정말 달라졌을까?'라는 벽보가 붙었다. 로비에는 대형 퍼즐판이 설치됐고 직원들 책상마다 각자의 사진이 새겨진 퍼즐이 배달됐다. 전 직원이 퍼즐판에 조각을 끼워 맞추니 GS샵의 브랜드 가치를 나타내는 '리얼 딜(real deal),진심은 통합니다'라는 문구가 'GS SH()P' 로고와 함께 등장했다.
지난해 11월 TV홈쇼핑,인터넷,카탈로그 등 판매 채널별로 별도로 운영되던 브랜드를 통합하면서 내세운 새 브랜드 'GS샵'의 정신을 직원들에게 내면화하기 위한 캠페인의 시작이었다. 이은정 GS홈쇼핑 마케팅부문장(상무)은 "사내 게시판에 브랜드 정신을 설명하는 만화를 게재하고 있으며,진정성을 실제 업무에 적용한 사례를 찾아 알리기 위해 '브랜드 어워드'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15년 만에 판매액 2조원 돌파 예고
홈쇼핑업계 1위 업체인 GS홈쇼핑의 변화가 시작됐다. 허태수 GS홈쇼핑 사장은 최근 '경영회의'에서 "15년에 이르는 국내 홈쇼핑 산업은 외형 면에서 크게 발전해 왔지만,앞으로는 고객과의 진정한 소통을 고민하고 홈쇼핑의 내면을 새롭게 하는 변화가 필요하다"며 브랜드 교체의 의미를 강조했다.
GS홈쇼핑은 1994년 LG그룹의 계열사인 한국홈쇼핑으로 출발,1995년 첫 방송을 시작하며 삼구쇼핑(현 CJ오쇼핑)과 함께 홈쇼핑의 선두주자로 출발했다. 처음 방송했던 '하나로 만능 리모컨'은 판매량이 채 10개도 안 됐지만 이듬해 24시간 방송을 시작하고,사업영역을 카탈로그 인터넷 등으로 확장하면서 미국 QVC와 HSN에 이어 규모 면에서 세계 3위 홈쇼핑업체로 성장했다.
1997년 LG홈쇼핑으로 사명을 변경했으며,2000년 선보인 종합쇼핑몰 '엘지이숍'은 1년 만에 업계 1위로 도약했다. 2005년 GS그룹이 LG그룹과 분리되면서 GS홈쇼핑으로 회사명을 바꾼 데 이어 지난해 11월 통합 브랜드 GS샵을 선보였다.
2007년엔 허창수 GS그룹 회장의 넷째 동생인 허태수 사장이 경영을 맡았다. 허 사장이 취임한 이후 매월 1회 주재하는 경영회의에서는 고객의 전화상담 내용 중 개선할 필요가 있는 부분을 녹음된 그대로 듣고 실행에 옮기고 있다.
이 회사의 상품판매액은 2001년 1조원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는 2조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았던 2008년 상품 판매액은 한 해 전의 1조8240억원에서 1조6865억원으로 위축됐지만,지난해 경기회복과 패션 · 이미용 등의 상품이 인기를 끌면서 1조8090억원으로 회복됐다. 협력사들에서 받는 수수료와 부가 수입을 합친 매출은 2006년 5760억원에서 2007년 5929억원,2008년 5982억원,작년 6939억원 등으로 꾸준히 상승했다.
◆상품평 10만개의 비밀은 상품력과 마케팅
GS홈쇼핑의 가장 큰 장점은 상품 경쟁력이다.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등에 비해 중소기업 제품 비중이 높은 홈쇼핑의 특성상 상품기획자(MD)가 어떤 제품을 기획해 선보이느냐에 따라 매출은 크게 달라진다. 이 회사의 상품전략은 크게 △글로벌 소싱을 통한 단독상품 개발 △협력사와 공동 기획 △신개념 상품 제시 등 세 가지로 나뉜다.
임원호 GS홈쇼핑 영업본부장(전무)은 "백화점을 뒤에 둔 현대홈쇼핑과 롯데홈쇼핑은 구매력과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지만 생활용품이나 기능성 화장품 등에 관한 한 GS샵의 소싱력이 어느 업체보다 강하다"며 "중소기업 제품에 활력을 불어넣는 것이 15년에 걸쳐 획득한 노하우"라고 강조했다.
올해 판매량 1위에 오른 '스웨덴 에그팩'은 모공 축소 및 보습 등의 효과가 있는 비누로,스웨덴 왕실에 납품될 정도로 우수성을 입증받은 단독상품이다. GS홈쇼핑은 상품을 배송할 때마다 샘플을 1개씩 붙여 보내 5만개를 뿌렸다. 그 결과 인터넷몰에 등록된 상품평이 10만개에 달할 정도로 호응을 얻었다.
최근에는 조직개편을 통해 상품본부에 디자인 태스크포스팀을 신설,제품의 성능뿐 아니라 디자인까지 협력사와 함께 기획하며 상품가치를 높이고 있다. 올 가을에 선보인 '일월 황토매트 온사랑'은 제조회사인 일월에 컨설팅을 제안,미국 디자인 기업 '하 디자인'과 함께 제품을 기획했다. 메이크업 아티스트 조성아씨 및 애경과 함께 기획한 색조화장품 '조성아 루나'는 '아티스트 색조 화장품'이라는 새로운 카테고리를 형성했다. 2006년 출시 이후 누적 판매액이 1600억원을 넘었다.
◆'글로벌 온라인 쇼핑의 리더'로 성장
GS홈쇼핑은 '홈을 탈피해야 산다'는 데 미래 성장전략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케이블TV 가입자 수가 TV 시청가구 수의 90%를 넘어 TV홈쇼핑은 포화상태인 반면,디지털 케이블TV의 가입자수는 300만가구를 넘어섰고 올 들어 인터넷몰의 분기별 성장률은 20%대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TV홈쇼핑 중심의 사업구조를 탈피해 인터넷몰,모바일,디지털TV 등 온라인을 기반으로 한 모든 미디어 유통 채널에서 1위를 지킨다는 방침이다.
최근엔 TV홈쇼핑,인터넷,카탈로그 등 사업별로 나뉘어 운영되던 상품부서를 상품본부로 통합했다. 소싱 규모를 늘려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고 독점상품을 확대하기 위해서다.
해외시장 공략에도 적극적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11월 인도 현지의 유일한 24시간 홈쇼핑 채널인 '홈숍18'에 15% 지분을 참여해 인도시장에 진출했다. 지난 8월엔 태국 미디어그룹 트루비전,유통업체 더몰과 홈쇼핑 합작사를 설립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중국에 단독법인으로 진출한 충칭GS는 시간임대 방식의 영업이 불가능해지면서 방송 송출을 중단했지만,중국 전역에 방송 사업권이 있는 약 30개 기업과 접촉하며 파트너를 물색하고 있다. 임동성 GS홈쇼핑 해외사업부장(상무)은 "한국,중국,동남아,인도 등을 연결하는 아시아 홈쇼핑 벨트를 만들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강유현 기자 y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