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안동시의 한 돼지농가에서 처음 발생한 구제역이 비교적 단기간에 확산추세를 보이고 있으나 원인규명은 이뤄지지 않고 있어 답답증을 더하고 있다.

안동에서는 지난달 28일 처음 와룡면 서현리 돼지농장 2곳에서 구제역 의심 돼지를 국립수의과학검역원에 신고하면서 사태가 비롯됐다.

이들 농장의 돼지는 다음달 수의과학검역원 검사에서 양성으로 판정돼 각각 5천500마리, 3천500마리가 살처분됐으나 악몽의 시작일 뿐이었다.

경북지역에서 사상 처음으로 발생한 구제역에 놀란 방역당국이 확산방지를 위해 긴급 방역에 나섰으나 역부족이었다.

지난달 29일엔 구제역 판정을 받은 돼지 농가에서 8㎞ 정도 떨어진 한우 농가에서 구제역 의심 소가 발견돼 진단 결과, 5마리 모두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어 지난 1일엔 첫 발생지에서 2.5~4㎞ 떨어진 안동 이천동과 와룡면 라소리, 가야리 3곳에서 또다시 의심증상 가축이 신고됐고 이튿날 구제역임이 추가로 밝혀지는 등 사태는 확산일로를 걸었다.

한편 지난달 30일엔 안동 구제역 발생지역에서 30여km 떨어진 경북 영양군의 한 농가에서 기르는 한우 29마리가 의심 증상을 보인다는 신고가 들아와 긴장감을 줬으나 다행히 음성으로 밝혀졌다.

이쯤 되자 정부는 전국의 가축시장 84곳을 모두 폐쇄시켰고 돼지고기.쇠고기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구제역이 발생하지 않은 부산과 대전, 인천 등 타 시ㆍ도에는 방역대책상황실을 운영하고 공무원들이 24시간 비상 연락체계를 유지하는 등 질병 대비에 나섰다.

이 상황에서 2일엔 직전 구제역 발생지(2차 발생지역)에서 19㎞ 떨어진 안동 풍천면 금계리의 한우농가에서 소가 침흘림 현상을 보여 구제역 의심 신고됐다.

방역당국은 현재 구제역 감염 경로와 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정밀 역학조사를 수일째 펼치고 있으나 현재까지 뚜렷한 결과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다만 그동안의 구제역 발생농가가 첫 발생지로부터 수㎞ 반경 내로 제한됐으나 이번 경계지역(반경 10㎞ 이내)을 벗어난 의심 신고축이 양성 판정을 받을 경우 확산 추세로 인정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방역당국은 최초 구제역이 발생한 농장주 1명이 지난달 초 베트남을 다녀왔고 공항에서 구제역 검사와 소독을 받도록 통지했으나 응하지 않은 점을 토대로 감염 경로를 파악 중이다.

축산농가들은 이 농장에서 지난달 26일 돼지 200여 마리가 폐사했을 당시 검역당국에서 실시한 구제역 간이진단키트 검사에서 음성 판정이 나온 것에 대한 경위 파악을 바라고 있다.

경북도는 "구제역 사태가 확산 조짐을 보여 축산농가와 소비자 불안이 깊어졌다"며 "강력한 방역조치를 내려 구제역 확산을 막고 원인 규명을 통해 재발방지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대구연합뉴스) 홍창진 기자 realis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