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의료기기 벤처 1호 기업인 메디슨의 매각 작업이 지연될 전망이다.

서울남부지방법원 민사51부(수석부장판사 양재영)는 29일 박기택 변호사가 메디슨 최대주주인 칸서스인베스트먼트를 상대로 낸 주식매각금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 박 변호사는 2005년 메디슨 주식 1786만주(15.19%)를 칸서스 측에 매각했다. 그는 당시 칸서스 측과 이사진 추천 등의 사안을 합의하기로 했으나 칸서스 측이 이 계약조건을 위반했다고 주장하면서 주식을 돌려달라는 본안소송과 매각금지 가처분신청을 법원에 냈다. 재판부는 "신청인이 제기한 계약해지 요건이 적법한지 판단하기 전 본안판결에 대비해 주식을 보전하는 차원에서 받아들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법원이 메디슨 주식 매각에 제동을 걸어옴에 따라 인수전에 참여했던 삼성전자,㈜SK,KT&G는 대책회의에 들어갔다. 당초 칸서스 측은 이달 말까지 최종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려 했다. 하지만 이번 법원의 결정으로 본안 1심 판결이 날 때까지 1년에 가까운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매각 작업은 난항을 겪을 전망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번 법원 결정으로 매각의사를 철회하는 등의 의사결정은 아직 내려지지 않았다"며 "대책을 마련한 뒤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선 이번 매각작업 지연으로 당초 예상보다 매각금액이 큰 폭으로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김현예/이고운 기자 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