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한 정책금융공사 사장은 29일 "현대그룹이 앞으로 일정 기간 내에 채권단에 현대건설 인수 자금 증빙 자료를 제출하지 않거나 제출 자료를 검토 후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양해각서(MOU)를 해지하고 우선협상대상자 자격을 박탈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 사장은 이날 오후 현대그룹과 현대건설 매각을 위한 MOU 체결관련 기자간담회를 열고 "채권단은 입찰 당시 제시한 MOU 내용에 ▲나티시스은행 예금의 인수대금으로 인출 여부 ▲자금조달 과정에서 불법성 유무 ▲현대건설 주식을 담보나 보증으로 제공하지 않으며 현대그룹 계열사 주식을 담보로 제공하지 않은 점 등을 증빙할 수 있는 자료를 제출할 것을 추가했다"고 밝혔다. 그는 "MOU 규정에 따라 현대건설 공동 매각 주간사는 오늘 현대그룹에 현대건설 인수자금관련 증빙자료를 5영업일 이내(12월6일까지)에 제출하라고 요청하기로 했다"며 "현대그룹이 불응하면 일정 시점에 추가로 5영업일의 말미를 주고 자료 제출을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사장은 "현대그룹이 두 차례의 채권단 요구를 이행하지 않거나 미흡하게 대응하면 채권단 운영위원회는 법률적인 협조를 얻어 현대그룹과 맺은 MOU를 해지할 것"이며 "이렇게 되면 현대그룹의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도 박탈된다"고 말했다. 그는 "MOU 해지 여부 등의 안건은 외환은행과 우리은행, 정책금융공사 등 채권단 운용위원회 소속 3개 기관들 중에서 2곳만 찬성하면 통과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유 사장은 "외환은행이 MOU를 독자적으로 체결한 것과 관련해 채권단들 사이에서도 이견이 있었다"며 "MOU에 대한 법적인 효력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외환은행이 주관기관으로서 MOU를 체결한 것이기 때문에 외환은행이 체결한 MOU는 효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차희건기자 hgcha@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