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총액이 1073억원에 달하는 코스닥 폐기물 처리업체 인선이엔티에서 횡령 사건이 터졌다. 최대주주가 회삿돈 수십억원을 빼돌려 일부를 도박으로 탕진했다는 혐의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는 25일 인선이엔티의 최대주주인 오종택씨를 업무상 횡령 혐의로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특수관계인까지 합쳐 인선이엔티 주식 1107만주(지분율 32.45%)를 보유한 오씨는 2007년부터 최근까지 경기 고양시 식사지구의 도시개발사업에 참여해 건설폐기물 처리 용역을 수주하고 이 중 수십억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오씨가 빼돌린 돈의 일부를 원정도박으로 탕진한 것으로 파악하고 사용처를 분석하고 있다. 인선이엔티 주가는 이날 3145원으로 하한가로 추락했다.

인선이엔티의 기업 규모를 감안할 때 횡령 피해액이 회사 존립을 위태롭게 할 정도는 아니다. 1997년 창업해 폐기물처리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인선이엔티는 인선에너지 등 4개 계열사까지 합쳐 지난해 매출 1228억원,영업이익 278억원을 올렸다. 올 9월 말 현재 이익잉여금은 1107억원이고 유형자산도 1628억원에 이른다. 단기 악재가 지나가면 주가가 반등할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일부 투자자들이 하한가로 떨어진 주식을 매수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노경목/양준영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