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시 코린이 베스트바이에서 산 아이폰이 고장 났다. 보상보험에 가입한 그는 새 기기로 교체해 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점장은 고장 수리 기간 중 블랙베리폰을 쓰라며 버텼다. 코린은 분노에 찬 트위트를 날렸다. "아이폰이 죽었는데,새 폰은 안주고 약관도 안 지키는군요. " "베스트바이의 높으신 분들에게 얘기해야겠어요. "

불과 며칠 뒤,코린은 베스트바이의 서비스에 대한 찬사를 트위터에 올렸다. 그것도 아내와 함께.충성스런 고객으로 돌변했음은 말할 나위없다. 유나이티드에어라인사가 운송 도중 손님의 기타를 망가트린 뒤 보상해주지 않아 유튜브에서 망신당하며 위기를 겪었던 것과 달랐다. 비슷한 상황에서 전혀 다른 결과를 낸 두 기업의 차이는 무엇일까.

베스트바이의 비밀은 트위터 지원팀에 있었다. 2500명의 팀원들은 베스트바이와 관련한 트위터 메시지가 뜨면 누구나 자기 판단에 따라 즉각 대응할 수 있다. 코린이 토요일에 트위트를 날리자 일요일에 한 팀원이 관련 부서와 코린에게 연락해 문제를 바로 해결했다. 고객이 실시간으로 정보를 만들어내고 공유하는 소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환경에서 베스트바이는 'SNS 경영혁명'을 이룬 것이다.

《수직에서 수평으로》는 달라진 환경에서 SNS 경영혁명을 이룬 기업들의 성공 사례와 그렇지 못한 기업들의 실패 사례를 구체적으로 소개한다. SNS 경영혁명이 키워드로 부상한 이유는 스마트폰 · 유튜브 · 구글 · 페이스북 등의 SNS가 확산되면서 소비자 파워가 전례 없이 강해졌기 때문.여기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기업은 살아남고 그렇지 못한 기업은 자멸하는 시대가 왔다. 많은 기업들이 전 직원들에게 스마트폰을 지급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SNS 경영의 최고 권위자들인 저자는 "SNS 환경에서는 과거의 경직된 프로세스와 위계질서로는 고객의 속도를 따라갈 수 없다"며 "수직적인 통제와 관리 대신 직원들에게 자유를 주는 수평조직으로 바뀌어야만 한다"고 주장한다. 직원들이 경영자보다 신기술을 훨씬 잘 알고 있을 뿐만 아니라 새로운 아이디어도 경영자가 아니라 직원들로부터 나온다. 직원들은 더 이상 지시하고 관리하던 대상이 아니다. 패러다임이 변한 것이다.

정보기술(IT) 부서는 직원들의 아이디어에 적합한 기술을 제공하고 경영진은 직원의 아이디어를 전사적 전략으로 개발하는 쪽으로 역할이 바뀌어야 한다. 경영자가 직원의 아이디어에 미적지근하게 대응하면 아이디어의 흐름을 끊어놓는다고 저자는 경고한다.

첫 장에서는 기업 현장을 바꾸는 SNS 물결과 경영혁명의 새 주역인 '히어로' 직원들의 존재를 소개한다. 2장에서는 SNS 마케팅으로 고객을 감동시키거나 팬을 늘리는 방법들을 알려준다. 3장에서는 소셜네트워크에 성공한 기업들의 조직 경영에 대해 고찰한다. 경영 혁신을 이끌도록 직원들을 지원하고 조직을 정비하는 방법을 가르쳐준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