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금이 작심하고 국내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올해 들어 연속 '사자' 행진을 하면서 증시 급락때마다 '구원투수' 역할도 하고 있다. 25일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24일까지 연기금이 유가증권시장에서 주식을 사들인 누적 순매수 금액은 7조5천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팔자' 기조에서 올해 들어 '사자'로 돌아서 11개월 연속 한 달도 거르지 않고 월 평균 6천800억원 어치를 순매수하고 있다. 같은 기간 외국인의 누적 순매수액인 17조2천300억원의 44%에 해당하는 규모다. 펀드 환매에 시달리고 있는 기관과 지수 고점에서 차익실현에 나선 개인이 각각 8조7천900억원과 4조9천600억원을 순매도한 것과는 대조를 이루고 있다. 특히 국내외 악재가 불거지면서 주식시장이 폭락할 때마다 어김없이 대규모로 주식을 사들이는 뚝심을 보여줘 '구원투수'라는 이름값도 하고 있다. 북한의 연평도 포격 충격으로 코스피지수가 45포인트 폭락세로 개장한 전날 2천억원대의 순매수로 코스피의 약보합 마감을 이끈 것은 물론 53포인트 폭락한 이달 옵션 만기일이었던 지난 11일과 그 다음날 767억원과 2천386억원을 각각 순매수했다. 유럽 재정위기와 중국의 긴축 등 다양한 악재들로 30포인트 이상 급락한 지난 8월과 5월, 2월, 1월에도 연기금은 300억~2천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황창중 우리투자증권 투자정보센터장은 "일정한 투자수익을 올려야 하는 연기금이 저금리 속에서 주식 투자를 늘리고 있으며 아직도 매수 여력이 있다"면서 "양호한 기업실적과 경제 성장 전망을 바탕으로 운용 계획에 따라 지수가 급락할 때도 적극적으로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정연기자 jyhan@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