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K(기브)가 없다. 한 홀 스코어 제한이 없다. 자신이 남긴 자국은 정리한 후 떠난다. 일본 골프의 특징이다.

요즘 일본에서 제대로 된 골프를 하려면 남쪽으로 가야 한다. 일본 규슈 남단의 미야자키는 제주도 동남쪽 태평양 연안에 있다. 겨울철에도 골프를 할 수 있는 기후 조건이다. 그래서 한국골퍼들이 많이 찾는다.

미야자키에는 한국인 소유의 골프장도 있지만,매년 11월 던롭피닉스토너먼트를 개최하는 피닉스 시가이아리조트가 유명하다. 이곳에는 태평양 연안 11㎞를 따라 조성된 피닉스CC(27홀 · 사진)와 톰왓슨코스(18홀)가 있다. 두 코스 사이에는 폭 100야드,길이 300야드의 드라이빙레인지도 있다.

피닉스 시가이아리조트는 45층 규모의 쉐라톤그랜드오션호텔을 비롯해 4개 호텔,5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컨벤션 시설,쇼센큐 온천,반얀트리 스파,동물원,볼링장,테니스클럽,수목원 등 숙박 · 리조트 ·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다. 미야자키공항에서 40분 거리인 이곳에 들어오면 떠날 때까지 시내에 나가지 않고도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다.

피닉스CC는 일본골퍼들이 라운드해보고 싶은 곳으로 손꼽힌다. 일본 골프장 가운데 연중 잔디가 푸르른 곳은 10개 정도.피닉스CC가 그 중 하나다. 그린은 스팀프미터 기준 11피트(3.3m)의 빠르기를 유지한다. 가만히 쳐도 볼은 홀을 훌쩍 지나치기 일쑤여서 3,4퍼트가 속출한다.

페어웨이 양옆은 온통 소나무다. 소나무들이 빽빽이 들어찬 이곳으로 볼이 들어가면 1타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 파4홀 길이가 380~410야드이므로 장타력도 중요하지만,볼을 페어웨이에 떨궈놓는 정교함이 더 우선이다.

피닉스CC에는 골프카가 없다. 캐디 1명이 반자동 골프카트에 골프백만 싣고 이동한다. 골퍼들은 18홀을 걸어야 한다. 톰왓슨CC는 골프카를 타고 이동한다. 단,캐디는 없다. 골퍼 스스로 코스맵과 거리표시 말뚝을 보고 모든 것을 판단해야 한다. 일본에는 까마귀가 많다. 페어웨이에 떨어진 볼을 물어가는가 하면 골프카에 놓아둔 물품도 물어가기 일쑤다.

일본 골프는 전반을 마친 후 클럽하우스에 들러 식사를 하는 점이 특이하다. 하루 27홀이나 36홀 플레이는 좀처럼 하기 어렵다. 처음부터 '하루=18홀'을 각오하고 계획을 수립하는 편이 낫다.

세양여행사(02-717-9009)에서 주선하는 시가이아리조트 골프투어는 아시아나항공으로 주 3회 출발하는 일정(수 · 금 · 일)이 있다. 금요일 아침 출발해 일요일 밤에 돌아오는 2박3일 상품(1인당 153만원부터)이다. 금요일 오후 내리자마자 일몰 때까지 1라운드(15~18홀)를 한다. 토 · 일요일에 18홀씩,총 3라운드를 하면 웬만한 골퍼들은 몸이 뻐근해진다.

미야자키(일본)=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