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등급 AAA로 상승''인력채용 역대 최대''영업이익 사상 최대.'

부산은행의 최근 성적표다. 지역밀착 영업에다 지역민과 함께하는 부산은행이라는 평가를 받으면서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이장호 부산은행장은 "부산은행의 실적이 최고 수준인 것은 지역밀착 마케팅이 성공을 거두면서 영업실적이 좋은 데다 중소조선업과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등으로 인한 손실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부산은행의 좋은 실적은 신용등급을 끌어올리는 원동력이 됐다. 최근 국내 3대 신용평가사인 한국신용평가(KIS),한국기업평가(KR),한신정평가(NICE)는 일제히 부산은행의 선순위무보증사채의 신용등급을 종전 AA+에서 AAA로 각각 상향 조정했다. 지방은행 중 선두의 경쟁지위를 확보한 데다 금융지주회사 설립계획 구체화로 대형화 및 겸업화 추진 가능성이 높아서다. 안정적인 지역 수신기반 및 지방 중소기업 · 가계대출에 특화된 경쟁력을 보유하고,높은 수준의 기본적인 수익성을 바탕으로 좋은 수익성을 달성할 것이라는 예상도 이유로 작용했다. 국제신용평가사인 피치도 부산은행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조정했다.

부산은행은 올해 3분기 1347억원의 영업이익과 103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했다. 사상 최대 실적이다. 이대로 가면 올해 목표 3050억원을 넘어 3500억원을 초과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부산은행은 신용등급 상향과 호전된 실적으로 조달금리 인하와 같은 직접적인 이득뿐아니라 대외신인도도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부산은행의 강점은 지역 네트워크다. 전체 236개 점포 중 200여개의 점포가 부산지역에 배치돼 있다. 지역 네트워크 형성에 있어 다른 은행보다 유리하다. 시중은행들이 수익성때문에 점포를 신설하기 어려운 지역에도 소형점포 위주의 점포망을 갖춰 지역 시민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역민들과의 유대관계가 돈독해지면서 부산은행을 즐겨찾는 고객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일자리 창출과 서민경제 활성화를 위해 실행하고 있는 상생경영안도 효과를 거두고 있다. 'BS취업지원센터'를 통해 중소기업에 취업이 되면 취업 후 1년이 경과한 시점에 100만원의 취업지원금을 취업자에게 지급한다. 해당 기업에는 채용 인원 1명당 50만원을 해당기업 직원의 중 · 고생 자녀 장학금으로 지급했다. 특히 장애인 고용 확대를 위해 장애인을 신규 채용해 1년 이상 계속 고용하는 기업에는 장애인 1인 기준으로 월 50만원,2년간 1200만원의 특별 고용장려금을 지급하고 있다.

부산은행은 미래를 위해 젊은 인재 육성에도 힘을 쏟고 있다. 최근 51명의 대졸신입행원을 선발했다. 60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선발된 인재들이다. 인턴 사원도 뽑아 올 한 해 채용규모만 500여명에 이른다. 창립 이래 최대 규모의 인력을 뽑아 지역일자리 창출에도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내은행 최초로 시각장애인 안마사 2명을 정식 은행원으로 채용했다. 실내악단 구성을 위해 6명의 뮤지션을 정식행원으로 뽑기도 했다.

국제화 시대에 접어들면서 외국인 직원도 뽑았다. 이주민에 대한 부산은행의 역할이 돋보이는 점이다. 정식직원으로 채용된 행원은 베트남 출신의 누곡푸웅씨와 우즈베키스탄 출신의 이로다씨다. 이들은 3개월간의 인턴생활을 통해 업무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훌륭하게 수행해냈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지점을 찾는 고객에게 색다른 고객만족 서비스를 제공했고,외국인 고객에게 자국어로 안내하는 덕에 환전과 해외송금 고객이 눈에 띌 정도로 늘었다.

부산은행은 '특화금융 도시 부산' 도약을 위해 선박 파생금융 전문가 육성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직원 2명이 해양대 일반대학원 선박금융 과정에 진학할 예정이다. 현재 한국금융연수원이 주관하는 선박금융과정에는 10명이 수학 중이다. 이들은 선박금융을 다루는 투자영업부 업무를 맡을 예정이다. 글로벌파생상품전문가 과정(9명)과 녹색산업투자금융전문가 과정(11명)에도 직원들이 수학 중이다.

부산은행은 해외영업도 서서히 강화하고 있다. 중국 칭다오사무소는 2년간 성공적으로 업무를 수행해 내년 현지 지점 전환을 검토하고 있다. 베트남 호찌민에도 정보수집과 경제동향을 파악하기 위해 현지사무소 설치를 준비 중이다.

은행 관계자는 "신발과 조선 등 부산 경남 기업들이 칭다오와 호찌민에 많이 진출해 있는 데다 중국의 임금이 올라가면서 베트남으로 이전하려는 기업들이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