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이나 금리 관련 파생상품의 거래에서 손실이나 이익을 보는 규모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이익을 볼 기회만큼 손실을 낼 위험도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이 16일 발표한 국제결제은행 BIS의 '세계 외환 및 장외 파생상품 시장 조사' 자료에 따르면 국내에서 이들 상품의 평가손익은 지난 6월 말 현재 466억달러로 집계됐다. 지난번 조사가 이뤄진 2007년 6월 말의 252억달러보다 84.7% 증가한 금액이다. 평가손익은 계약가격을 조사 시점의 시장가격과 비교한 이익 또는 손실의 규모를 절댓값으로 환산해 더한 개념이다. 한은 관계자는 "환율과 금리의 변동폭이 커지면서 위험회피 수요와 투기성 거래 수요가 몰린 결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내 은행은 이들 상품의 거래에서 전체적으로 평가익을 거뒀다. 그만큼 기업이나 외국인, 통화당국 등 거래 상대방은 평가손을 기록한 셈이다. 은행은 외환상품 거래에서 177억달러의 평가익과 143억달러의 평가손을 내 34억달러를 평가차익으로 남겼다. 외환상품에는 선물환, 외환스와프, 통화스와프와 키코 같은 통화옵션이 포함된다. 금리스와프, 금리옵션, 선도금리 등 금리 파생상품에서는 64억달러의 평가익과 66억달러의 평가손을 봤다. 세계 시장에서 거래된 외환 및 장외 파생상품의 평가손익 규모는 2007년 6월 말 11조1천180억달러에서 올해 6월 말 24조6천740억달러로 121.9% 증가했다. 거래 잔액은 507조9천70억달러에서 582조6천550억달러로 3년 새 14.7% 늘었다. 국내 시장의 거래 잔액은 같은 기간 1조3천803억달러에서 1조3천530억달러로 2.0% 감소했다. 2007년에 조선업계 호황으로 선물환 거래가 많았기 때문이다. 한정연기자 jyhan@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