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페 전 총리 등 우파 인사 발탁..우파 색채 강화
'작은 정부' 지향..부처 30개로 축소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단행한 내각 개편은 2012년 차기 대선 재출마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이 특징이다.

집권 후반기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위해 프랑수아 피용 총리를 비롯한 전임 내각의 주요 인사들을 중용하는 한편 중량감 있는 우파 인사들을 일부 발탁한 것이다.

특히 총리를 역임한 알랭 쥐페 보르도시장을 국방장관에 기용하고 집권 대중운동연합(UMP)의 자비에 베르트랑 사무총장을 노동장관에 임용함으로써 이전 내각보다 한층 더 우파적인 경향의 정부를 구성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쥐페 전 총리는 사르코지 초대 내각에서 환경장관을 역임하다 한달만에 치러진 총선 결선투표에서 사회당 후보에게 패한 뒤 장관직에서 물러난 전력이 있는 터여서 이번 내각 개편을 통해 화려하게 부활한 셈이다.

아울러 외무장관 발탁설이 나돌던 크리스틴 라가르드 재무장관을 유임시킴으로써 내년도 G20 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나서 다음해인 2012년에 치러질 차기 대선과 연계시킬 의사를 분명히했다.

이날 내각 개편으로 경질된 에르베 모랭 전 국방장관이 "2012년 대선 캠페인 팀"이라고 혹평했을 정도다.

모랭 전 장관은 2012년 대선 출마 가능성을 저울질하고 있는 신(新)중도당 당수다.

사르코지의 내각 개편은 작은 정부를 지향하는 모습을 보인 것도 눈에 띈다.

장관 숫자가 기존 17명에서 22명으로 늘었지만, 관련부처 간 기능조정을 통해 국무장관 수를 21명에서 8명으로 줄이면서 정부부처를 38개에서 30개로 축소했다.

그러나 라마 야드 북아프리카 출신의 파델라 아마라 도시정책담당 국무장관과 세네갈 출신인 라마 야드 스포츠담당 국무장관이 경질됨으로써 다양성을 존중하는 소수인종 우대 이미지가 상당 부분 희석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 때 총리 진출이 유력했던 중도 우파의 장-루이 보를루 환경장관과 사회당 출신의 베르나르 쿠슈네르 외교장관, 연금개혁 입법을 성사시켰음에도 정치자금 수수 의혹을 받는 에릭 뵈르트 노동장관 등은 낙마했다.

30명의 각료 중 여성은 11명으로 남녀간 균형을 맞추지 못했다.

(파리연합뉴스) 김홍태 특파원 hongt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