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신문이 시행하는 테샛(TESAT)이 경제이해력을 측정하는 자격시험으로 국내 첫 국가공인을 받은 이후 테샛을 사원 채용이나 평가에 활용하려는 기업이 급증하고 있다. 그동안 8차례에 걸쳐 3만명 이상이 응시하는 등 우수성이 확인된 데 이어 국가공인 시험으로 승격되면서 기업들 사이에서 테샛 응시 열기가 폭발하고 있는 것이다.

국내 굴지의 유통 대기업인 A사는 지난 13일 충주 연수원에서 신입사원 100여명을 대상으로 테샛 특별시험을 치렀다. 평소 테샛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던 A사 최고경영자(CEO)는 테샛이 국가공인을 받았다는 소식을 듣고 곧바로 최근 입사한 신입사원들을 대상으로 40문항으로 구성된 '테샛40' 시험을 치르도록 했다. 또 대기업인 B사는 내년 1월 전 직원이 테샛을 치르겠다고 한경에 통보해 왔다. 테샛 시험이 시장경제에 대한 이해와 급변하는 경영 환경에 대한 임직원의 판단력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공기업인 C사는 오는 21일 치러지는 9회 테샛 정규시험에 500여명의 임직원이 단체로 응시키로 했다. C사 관계자는 "국가공인시험의 경우 성적 우수자에 대해선 채용이나 승진 등 인사에서 가점을 부여할 수 있도록 자격기본법을 규정하고 있다"며 "앞으로 직원들의 인사평가에 테샛을 활용하는 공기업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전했다.

경제단체인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신입사원과 인턴 채용에 이미 테샛을 활용하고 있다. 전경련은 지난 7월 테샛 시험으로 인턴사원을 선발했고 앞서 5월에는 신입사원 입사시험 과목에 테샛을 정식으로 포함시켰다. 전경련은 테샛이 기존의 인 · 적성 시험보다 인재를 식별하는 변별력이 높았고,특히 인문계 학생들의 경제 지력을 검증하는 가장 좋은 수단이었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경제 관련 단체인 D사는 테샛을 신입사원 선발 공식 시험으로 채택했다. D사는 기존의 경제상식 문항을 시험 과목으로 활용했으나 이번 시험부터 테샛으로 대체했다. 이 단체는 경제상식 이외에 경제논술을 시험 과목으로 정하고 있다. D사 관계자는 "테샛은 경제이해력을 측정해 우수 사원을 판별해내는 시험으로 확고히 자리잡았다"고 설명했다.

지난 5월 신입사원 채용시험을 치른 국내 굴지의 대기업 G사는 입사시험 장소를 아예 테샛 고사장인 건국대로 정하고 첫 시간에 테샛을 치렀다.

이 회사 인사 관계자는 "테샛에서 일정 점수 이상 받은 사람을 선발했다"며 "일정 기준이 되지 않는 사원들은 기업체 사원으로 적격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테샛이 인 · 적성 시험과는 차원이 다른 변별력이 있다는 것이 확인돼 앞으로도 테샛을 통해 인재를 선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유명 가구업체인 F그룹은 인사고과에 테샛 성적을 반영하고 있다. 이 그룹의 계열사들은 회사 내에서 테샛 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사원들을 대상으로 시험 참여를 독려했으며 9월 시행된 8회 시험에 많은 직원이 응시했다.

또 오는 21일 치러지는 9회 시험에도 대거 응시원서를 냈다. 이 그룹은 테샛 응시료를 회사에서 지원한다. SC제일은행도 테샛 성적이 우수한 임직원에게 연수시간을 공제해 주는 등 인센티브를 주고 있다. 많은 임직원이 8회에 이어 9회 시험에도 응시한다. H저축은행은 내년부터 관리자급으로 승진하려면 테샛에서 200점 이상을 받아야 한다는 회사 규정을 최근 만들었다.

21일 치러지는 9회 시험 접수는 15일(수도권,춘천,제주는 18일)까지 테샛 홈페이지(www.tesat.or.kr)를 통해 받는다.

강현철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hc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