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속보]취업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고스펙’ 구직자들은 늘어나고 있지만 업무와는 관계없는 스펙은 정작 취업에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실제로 중소기업 2곳 중 1곳은 고스펙 지원자를 오히려 역차별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취업포털 사람인이 중소기업 인사담당자 353명을 대상으로 ‘고스펙 지원자 차별 경험’을 조사한 결과 45%가 ‘차별 경험이 있다’라고 답했다.차별한 지원자의 고스펙은 ‘명문대 등 높은 학벌’(78.6%,복수응답)이 1위를 차지했다.‘풍부한 사회경험’이 13.8%로 두 번째였다.뒤이어 △‘어학연수 등 해외경험’(11.9%) △‘화려한 집안 배경’(7.5%) △‘다양한 자격증’(6.3%) △‘공인어학성적 고득점’(5%) △‘많은 인턴 경력’(5%) 등의 의견이 이어졌다.

차별한 이유는 61.6%(복수응답)가 ‘이직률이 높을 것 같아서’를 선택했다.‘희망연봉 기대치가 높아서’(45.9%)가 뒤를 이었고 이외에도 △‘고스펙이 필요 없는 업무라서’(28.9%) △‘조직문화에 적응이 어려울 것 같아서’(17.6%) △‘애사심,충성도가 떨어질 것 같아서’(15.7%) △‘묻지마 지원자일 것 같아서’(13.8%) △‘잘난 체 하거나 거만할 것 같아서’(8.8%) 등이 있었다.

차별 방법으로는 △45.3%가 ‘해당 전형에서 무조건 탈락시킨다’라고 답했다.또 △24.5%가 ‘동점자 발생 시 불리한 평가를 한다’ △10.1%는 ‘감점을 부여한다’라고 응답했다.

그렇다면, 실제로 고스펙 보유자들의 업무 실력은 어떨까? 고스펙 지원자를 채용한 적이 있는 중소기업(175개사)을 대상으로 고스펙 보유자의 업무 역량에 대해 물어본 결과 82.9%가 ‘우수하긴 하지만 큰 차이 없다’라고 평가했다.‘오히려 뒤떨어진다’는 의견도 9.1% 있었다.또 고스펙 보유자를 채용한 것에 대한 만족도는 낙제점 수준에 가까운 평균 58점으로 집계됐다.

한편,고스펙 보유자의 퇴사율은 ‘일반 스펙 보유자에 비해 높은 편’(58.3%)인 것으로 나타났다.‘차이 없다’는 38.9%,‘더 낮은 편이다’는 2.9%였다.

사람인의 임민욱 팀장은 “최근 기업의 채용 트렌드를 보면 실무역량과 함께 조직문화에 적합한 인재인지 여부가 평가의 핵심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라며 “단순히 스펙 쌓기에만 열중하기보다는 이 부분을 고려해 취업전략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