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그룹 임병석 회장(49)이 정관계 로비 장소로 애용했다는 서울 강남의 일식집 `다다래'는 임 회장이 계열사인 선박관리 전문업체 K사에서 10억여원을 투자받아 2000년대 중반 인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임 회장은 이후 친인척에게 식당 운영을 맡기기도 했으나 생각과 달리 영업이 잘되지 않아 적자가 쌓이자 2007년 1월 자신의 친구이자 광양예선에서 자금업무를 맡고 있던 정모(49)씨를 호출했다고 한다.

광양예선은 임 회장이 정씨를 통해 관리하던 개인회사로, 최근 그룹의 핵심 비자금 창구라는 의혹이 불거지기도 했던 곳이다.

정씨는 이때부터 광양예선 자금업무뿐 아니라 다다래의 경영 전반에 대해 임 회장과 비서실에 보고하기 시작했다.

보고사항에는 일일매출액과 종업원 임금, 식당 운영방안, 고객 유치활동 계획 등도 포함됐다.

임 회장은 인수 뒤 한동안 다다래에 주요 정관계 인사들을 초청해 음식을 대접하는 등 로비 장소로 활용했지만, 후미진 위치와 세련되지 못한 서비스로 이들의 관심을 사로잡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일반 손님들의 발길도 뜸해 2007년 기준으로 일일매출액이 250만~300만원 선을 넘지 못했고 종업원들도 수시로 바뀌었다.

임 회장은 '로비 무대'로는 격이 떨어지는 이 일식집을 대신 임원 회의나 직원들 회식장소로 자주 이용했다고 그룹 관계자들은 전했다.

이왕이면 그룹 전속 식당 격인 다다래를 이용하게 함으로써 회삿돈으로 음식점 매출을 올리고, 직원들의 사기도 높이겠다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노렸다는 것이다.

C& 그룹의 한 전직 임원은 "회사에서 제공하는 법인카드를 `다다래'에서 사용하면 평소 자금사용 내역 등을 꼼꼼하게 챙겼던 임 회장도 별문제 삼지 않아 임직원들이 자주 갔다"고 전했다.

그러나 그룹 내부에서는 다다래를 '반강제적'으로 이용하라는 임 회장의 지시에 내심 불만도 컸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룹 계열사의 한 관계자는 "그룹 본사가 있는 곳에서 차로 30분 이상 가야 하는 곳이지만 임 회장의 성화로 사실상 '울며 겨자먹기'로 이용한 임직원들이 많았다"며 "전반적으로 그다지 선호되는 곳은 아니었다"고 털어놨다.

내부적으로도 '애물단지' 취급을 받던 이 일식집은 결국 작년 말 C&그룹이 사실상 와해한 뒤 심각한 경영난을 겪다 최근 문을 닫았지만, 임 회장이 검찰 수사를 받게된 것을 계기로 다다래가 남긴 무수한 뒷얘기도 새삼 되살아나 세인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전성훈 임수정 기자 cielo78@yna.co.krsj997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