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론은 카드사에 대출을 신청하면 은행 계좌로 돈을 받거나 ATM에서 돈을 빼쓸 수 있게 해주는 서비스다. 카드론은 대출 한도가 많은 경우 몇 천만원까지 빌려 쓸 수 있다. 현금서비스와 카드론을 많이 사용하면 신용등급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편리하지만 높은 금리
카드사와 은행들이 고시하고 있는 현금서비스 금리는 적게는 연 7% 안팎에서 많게는 연 29% 정도다. 하지만 한 자릿수 금리를 적용받는 회원은 많지 않으며 통상 연 20%대 중후반의 금리를 적용받는다.
카드론의 최고 금리는 연 27% 정도로 현금서비스보다 약간 낮은 수준이다. 최저 금리는 연 7% 안팎으로 현금서비스 금리와 비슷하다. 카드론 역시 한 자릿수 금리를 적용 받는 회원은 드물다. 연 10%대 중반에서 연 20%대 초반의 금리를 적용받는 게 일반적이다.
카드사 현금서비스와 카드론 금리는 은행 신용대출과 저축은행 · 대부업체 신용대출의 중간 정도라고 보면 된다. 은행 신용대출에 비해 이자가 10%포인트 이상 높지만 저축은행이나 대부업체 신용대출에 비해서는 10~20%포인트 정도 금리가 낮다.
현금서비스와 카드론의 장점은 편리하다는 것이다. 현금서비스는 한도만 초과하지 않는다면 ATM에서 필요할 때 간편하게 빼쓸 수 있다. 은행을 이용할 수 없는 야간에 급하게 현금이 필요할 때 유용하다. 현금서비스 대출 한도는 통상 200만원 정도다. 현금서비스 대출 상환 기간은 하루에서 최장 한 달 정도로 짧기 때문에 만기를 넘기지 않게 각별히 신경써야 한다.
카드론 역시 은행 대출에 비해 심사가 까다롭지 않다. 신용카드 발급 시 통상 200만~2000만원 정도의 대출 한도가 부여된다. 인터넷이나 전화로 카드사에 카드론을 신청하면 까다로운 심사 없이 돈을 빌려 쓸 수 있다. 카드론의 대출 상환기간은 3~24개월 정도로 현금서비스보다 길다.
당장 급전이 필요하지만 금방 상환할 수 있을 때에는 현금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 카드론을 이용하는 것보다 유리하다. 굳이 상환기간을 길게 잡아서 이자를 부담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반대로 한번에 상환하기 힘든 금액을 이용할 때는 이자가 낮은 카드론을 활용하는 것이 유리하다.
◆함부로 쓰면 낭패
현금서비스와 카드론이 대출 심사가 까다롭지 않고 편리하다고 해서 무턱대고 사용하다간 낭패를 볼 수 있다. 신용등급을 산정하는 개인신용평가(CB)회사들은 현금서비스와 카드론을 많이 사용하는 사람들의 등급을 떨어뜨리는 경우가 많다. CB사 관계자는 "현금서비스와 카드론을 많이 사용하는 사람은 그만큼 급전이 필요하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신용상태가 불량하다는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한두 번 정도 현금서비스나 카드론을 받았다고 해서 신용등급이 떨어지진 않는다. 갑작스럽게 대출이 늘어나거나 은행이나 제2금융권에서 대출이 있는데도 현금서비스나 카드론을 자주 받으면 신용등급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카드사 관계자는 "현금서비스와 카드론을 적절히 사용하고 연체를 하지 않는다면 오히려 신용등급에 긍정적 영향을 주지만 여러 장의 카드를 발급 받아 현금서비스나 카드론을 사용하는 이른바 '돌려막기'를 한다면 금융채무불이행자(옛 신용불량자)로 전락할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카드사별 혜택
카드사들은 회원들을 위해 현금서비스와 카드론에 다양한 혜택을 부여하고 있다. 롯데카드는 회원들이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세븐일레븐 등에 설치된 ATM을 이용할 경우 이용수수료를 면제해 준다. 롯데카드는 또한 공공기관 및 우량기업 재직 회원을 대상으로 한 카드론인 '우량직장인론'을 판매하고 있는데 이자율 연 7.8~15.9%로 일반 롯데카드 카드론보다 최고 금리가 9%포인트 낮다.
하나SK카드는 현금서비스 및 카드론 최저 금리가 연 6.9%로 업계에서 가장 낮다. 하나SK카드는 올해 말까지 해외현금서비스를 하는 고객 모두에게 최저 금리인 연 6.9%를 적용하기로 했다.
삼성카드는 카드론을 이용하는 회원들에게 혜택예약서비스,대출한도증액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혜택예약서비스는 고객이 향후 자금이 필요한 시기 및 금액을 사전에 등록하면 그 시기에 맞춰 대출금을 지급하고 금리 할인 혜택도 주는 것이다. 대출한도 증액서비스는 대출한도가 없거나 부족한 경우에도 심사를 통해 최대 3000만원까지 카드론 대출한도를 늘려주는 금융서비스다.
신한카드 카드론은 일반 카드론과 마이너스론이 있다. 상환방식도 원리금 균등상환,만기일시 상환,거치식 등으로 다양하다. 마이너스론은 은행 마이너스 대출처럼 언제든지 출금 및 상환이 가능하다.
대부분의 카드사들과 은행들이 현금서비스와 카드론 취급수수료를 폐지했지만 일부는 아직까지도 별도의 취급수수료를 받고 있다. 우리은행 한국씨티은행 농협 등은 현금서비스 취급수수료를 받고 있으며 지방은행들도 수수료를 받는 곳이 많다.
카드론의 경우 기업은행 우리은행 한국씨티은행 수협 등이 별도의 수수료를 받고 있다. 또 지방은행 중에는 카드론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 곳도 있다. 여신금융협회 홈페이지(www.crefia.or.kr)에 들어가면 금융회사별 현금서비스 및 카드론 금리를 비교할 수 있으며 취급수수료를 받는 곳은 어디인지,카드론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 곳은 어디인지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