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국내 증시는 '유종의 미'가 아쉬웠다. 글로벌 유동성 랠리에 힘입어 코스피지수는 지난 26일 1919.41로 34개월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마지막 거래일인 29일까지 사흘간 1.90% 내려 1882.95에 마감됐다. 월간 상승률은 0.54%로 9월(7.46%)에 크게 못 미친다.

11월 증시는 9월부터 시작된 유동성 랠리의 지속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 등 굵직굵직한 이벤트가 줄줄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증권사들은 국내 증시의 상승 추세가 11월에도 지속되겠지만 '빅 이벤트'를 전후해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FOMC회의 · G20 정상회의가 분수령

최근 두 달간 증시 상승의 핵심 동력은 각국 정부의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이었다. 미국 일본 등 선진국들이 경기 부양을 위해 추가로 돈을 풀 것이란 기대로 글로벌 유동성이 한국 등 이머징마켓 증시로 흘러들어온 것이다.

투자자들의 관심은 오는 3일 미국 FOMC 회의에 쏠려 있다. 이 회의에서 발표되는 2차 양적완화 정책에 투자자들이 어떤 반응을 보이느냐가 관전 포인트다. 오태동 토러스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현재 시장에서 예상하는 양적완화 규모는 1조~2조달러"라며 "실제로 정책이 발표된 직후 미 달러화를 비롯한 가격지표들의 반응이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11~12일 서울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도 글로벌 유동성의 흐름을 좌우할 변수다. G20 경주 재무장관 · 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도출된 환율 공조가 제대로 이행될지 확인하는 장이기 때문이다.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글로벌 공조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아도 문제지만 공조가 원활해도 글로벌 유동성 축소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며 "결국 G20회의 직후 투자자들이 어떤 반응을 보이느냐가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중순께 발표될 중국 국경절 연휴(10월1~7일) 소비지표도 관심 사항이다. 중국 내수시장에서 TV 휴대폰 PC 등의 수요가 견조하다면 삼성전자와 같은 정보기술(IT) 대형주들의 반등 가능성을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기아차 · 두산인프라코어 등 주목

주요 증권사들의 월간 전망을 종합하면 11월 코스피지수는 최대 2000선까지 오를 수 있지만 최악의 경우 1780선까지 조정을 받을 가능성도 열어놔야 한다는 의견이다. SK증권은 11월 중 지수 밴드로 1860~2000을 제시,주요 증권사 가운데 가장 공격적인 전망을 내놨다. 반면 우리투자증권은 지수가 1780~1920 사이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했다. 10월 말 지수를 감안하면 상승보다 조정 가능성이 더 높다고 본 것이다.

대우증권은 단기 조정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지수가 조정을 받을 때 내년 실적 호전이 예상되는 종목을 저가 매수할 것을 권했다. 대한항공 에스엠 대림산업 네오위즈게임즈 등을 추천했다. 삼성증권은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매력이 높은 기아차 효성,유동성 장세의 수혜를 볼 수 있는 대림산업 키움증권 등에 관심을 가질 것을 권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3개 증권사가 동시에 추천했다. 이 밖에 NHN 한미반도체 SK에너지 OCI 등도 유망 종목으로 꼽혔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