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중국 일본 정상이 지난 주말 베트남 하노이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북핵 6자회담과 관련해 "회담을 위한 회담은 하지 않을 것이며 시간이 늦어지더라도 진전된 협상을 할 수 있는 회담을 하기로 했다"고 합의했다. 비핵화를 위한 북한의 전향적 자세 변화가 없는 한 이른 시일 내에 6자회담이 열리기 어렵다는 얘기다. 특히 그동안 줄곧 6자회담 조기 재개를 주장해온 중국의 입장이 변한 것 아니냐는 점에서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이어 한국과 미국,한국과 러시아 외교장관들도 회담을 갖고 "6자회담이 대화를 위한 대화가 아니라 비핵화의 진전과 동북아 평화에 기여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회담 재개를 위해서는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6자회담 당사국 모두가 당장의 회담 재개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낸 셈이다.

사실 6자회담의 효용성에 대해서는 그동안 끊임없이 의문이 제기되어 왔다. 북은 핵포기의 의사가 없으면서 군사도발 등으로 궁지에 몰릴 때마다 6자회담을 도피처로 삼아왔고,천안함 폭침 이후에도 국제사회의 제재가 확산되자 또다시 6자회담 복귀를 언급하면서 돌파구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물론 6자회담 재개의 조건에 대한 중국의 입장이 바뀌었다고 속단하기는 어렵다. 그렇더라도 회담이 구체적인 성과가 전제되어야 한다는 점은 분명해졌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중국은 의장국이자 북한의 후견국가로서 6자회담을 동북아 평화의 지렛대로 삼겠다는 의지가 있다면 북측에 비핵화를 위한 선행조치를 확실히 요구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북한이 2006년과 2009년에 이어 3차 핵실험을 준비하는 듯한 정황이 최근 포착됐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라는 점에서 그렇다.

결국 6자회담 복귀를 말하기 전에 비핵화 의지를 행동으로 보이라는 것이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공통된 요구인 것이다. 북은 이점부터 거듭 명심하지 않으면 안된다. 천안함 폭침에 대한 분명한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이 우선되어야 함은 물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