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올림픽으로 불리는 부산 ITS(지능형교통체계) 세계대회가 25일 부산 벡스코에서 개막했다.올해로 17회째인 이번 부산대회는 29일까지 해운대 일원에서 열린다.스마트 하이웨이와 지능형자율주차시스템 시연을 비롯 20개국 203개 업체에서 교통관련 각종 기술과 친환경 전기자동차 등 첨단 기계장비를 전시한다.

 ◇‘스마트 하이웨이’..끊김없는 영상 시연

이날 부산 벡스코에서 개막한 부산ITS 세계대회에서 스마트하이웨이 사업단 임기택 박사는 오전 10시부터 2시간 동안 부산~울산 고속도로 상에서 도로전용 무선통신(WAVE 통신)을 세계 최초로 시연하며 이 기술의 특징을 이렇게 설명했다.WAVE 통신의 핵심은 기존 무선랜 등과 달리 시속 200㎞의 고속 주행상에서도 끊김이 없는 연속 통신(Seamless Handover)이 가능하다는 점.고속도로 상에서 1㎞~1.5㎞ 간격으로 설치된 안테나(RSE)를 통해 차량으로 끊김없는 CCTV 영상이 전송되고 고속 주행 중 인터넷 접속은 물론 전방 사고차량과 같은돌발상황 알림, 앞차의 상태정보(ECU.Electronic Control Unit)가 전송되고 차량간엔 문자서비스로 도로상황 등을 주고받을 수 있다.

 특히 시연에선 고장으로 멈춰선 차량과의 거리가 단말기에 표시돼 갓길 사고나 추돌 등의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교통정보가 실시간으로 전송돼 눈길을 끌었다.임 박사는 “앞차의 상황을 바로 알 수 있어 사고를 방지, 대형사고율을 낮출 것으로 기대한다.”라며 “현재 네비게이션 정도의 단말기 하나만 설치하면 무료인 WAVE통신망을 이용해 연속적인 쌍방향 교통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사업비 580억원이 소요되는 이 스마트하이웨이 사업은 오는 2014년 인프라 구축을 거쳐 상용화될 전망이다.

◇자율주차ㆍ장애인 위한 ‘스마트 지팡이’

대회장소인 벡스코 주차장을 비롯한 주변 버스 정류장 등은 미래형 교통체계로 탈바꿈한다.이번에 선보이는 지능형 자율주차시스템은 주차공간 앞까지 차량이 이동해야 자동으로 주차되는 기존의 방식을 뛰어넘어 주차장 입구에서부터 센서가 빈곳을 미리 감지해 운전자 조작없이 주차까지 실행되는 시스템이다.기술시연을 위해 시스템이 장착된 차량을 마련하고 벡스코 후문 주차장에 센서를 설치했다.

 일명 ‘스마트 지팡이’로 불리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서비스도 제공된다.스마트지팡이는 시각장애인이 지팡이에 입력한 위치와 다른 방향으로 가면 경고음을 울려 위치 이탈을 알려주고 바로잡아주는 장비다.벡스코 버스정류장에는 대회 기간 ‘통합대중교통 정보서비스’가 제공된다. 기존에는 버스정보안내기 스크린을 통해 무작위로 버스의 운행정보가 제공됐지만, 이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스크린에서 원하는 버스의 정보를 선택해 자신이 찾는 버스의 정보만 맞춤형으로 제공받을 수 있다.

 ◇국산 전기차 블루온ㆍ벤가 공개

현대차는 유럽을 공략할 소형 해치백 전략 모델인 ‘i10’을 기반으로 한 국산 양산형 전기차 ‘블루온’을 선보인다.블루온은 약 1년의 연구기간 동안 총 400억원의 개발비를 투입해 완성됐다. 최고출력은 61㎾(81마력), 최대토크는 210Nm(21.4㎏·m)이다. 1회 충전 주행거리는 140㎞다.기아차도 이번에 전기모터만으로 주행하는 친환경 콘셉트카인 ‘벤가 전기차’를 공개한다.지난 3월 제네바 모터쇼에서 최초 공개한 것으로 고효율 전기모터와 24㎾h 리튬이온 폴리머 배터리를 적용, 최고출력 80㎾에 최대토크 28.6㎏·m의 동력성능을 갖추고 있다. 한번 충전으로 최대 180㎞까지 달리고 정지상태로부터 시속 100㎞까지 도달 시간(제로백)은 11.8초로 전기차로선 가속성능도 뛰어난 편이다.

 ◇각종 ITS 첨단 신기술 등장

현대ㆍ기아차가 이번에 공개할 ITS 신기술은 ‘오토케어’, ‘연비우선 길 안내’, ‘스마트 ETCS’, ‘센서데이터퓨전기술’ 등이다.오토캐어 기술은 자동차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점검해 차량 내부 네트워크를 통해 운전자에게 차량의 상태를 알려주는 기술로 현재 ‘YF쏘나타’급 이상의 차량에 장착돼 있다.

 연비우선 길 안내는 기존 내비게이션 시스템에 연료를 최소한 사용하는 경로탐색이 추가된 것이다.스마트 ETCS의 경우 통행요금자동징수시스템인 ETCS(하이패스)를 업그레이드 한것으로 기존 요금징수 기능에서 나아가 ‘근거리 전용 통신(DSRC)’을 사용해 교통정보를 수신하거나 차량에 설치된 AVN(오디오-비디오 내비게이션)과 연동, 교통정보를지도에 표시해주는 기술이다.

 ‘센서 데이터 퓨전기술’은 말 그대로 센서가 수집한 데이터를 모아서 사용하는 기술이다. 각각의 시스템에 있는 센서들이 수집한 데이터를 통합한 다음 필요한 정보를 추출해서 사용하는 기술이다. 현재 이 기술은 선행개발을 끝내고 양산기술을 개발하는 단계에 이르고 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