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장관회의 오후 개막..글로벌불균형 해소 중점

경북 경주에서 22일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들이 본격적인 양자 면담을 통해 환율 등 글로벌 경제의 불균형 문제 해결을 위한 물밑작업에 돌입했다.

기획재정부와 G20 정상회의 준비위원회 등에 따르면 이번 회의 의장인 윤증현 재정부 장관은 이날 오전 짐 플래허티 캐나다 재무장관, 티머시 가이트너 미국 재무부 장관과 연쇄 회동해 환율 해법을 모색했다.

윤 장관은 지난 6월 토론토 정상회의를 개최했던 캐나다의 플래허티 장관과 환율 갈등이 G20 체제와 국제 공제의 틀을 깨뜨려서는 안된다는데 공감하고, G20에서 해결하도록 노력하자는데 의견을 같이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장관은 가이트너 장관과는 아주 친밀한 분위기에서 30여분 넘게 환율과 국제통화기금(IMF) 지분 개혁 등 쟁점에 대해 허심탄회한 대화가 오갔으며, 미국측은 G20 의장국인 한국의 리더십을 높이 평가하고 내달 서울 G20 정상회의가 성공적으로 끝날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윤 장관과 가이트너 장관은 그동안 워낙 많이 만나 눈빛만 봐도 서로 통할 정도"라면서 "미국 또한 환율 갈등으로 서울 정상회의가 망가지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에 이번 경주 회의에서 시장 친화적인 환율 정책을 지향하고 경쟁적인 환율 평가 절하를 지양한다는 수준에서 합의점을 찾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윤 장관은 이날 시간이 맞지 않아 저우샤오찬(周小川) 중국 인민은행장을 만나지 못했으나, 만찬 또는 비공식적인 자리에서 만나 환율 문제 등 주요 현안에 대해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할 방침이다.

이에 앞서 G20 재무차관과 중앙은행 부총재들은 21일 오후 3시간여에 걸친 회의를 통해 글로벌 경제 상황과 지속가능한 균형성장을 위한 프레임워크(협력체계)에 대해 격론을 벌였다.

이날 재무차관 회의의 핵심은 환율 갈등으로, 미국 측은 무역 흑자국과 적자국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 신흥국의 환율 절상을 강력히 요구하면서 특히 중국 위안화 절상의 필요성을 역설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중국 등 일부 신흥국들은 선진국들이 무역 적자를 핑계로 신흥국의 환율에 대한 압력을 가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입장을 되풀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미국과 중국을 포함한 G20 재무차관과 중앙은행 부총재들은 환율 분쟁의 격화가 G20 체제의 결속을 약화시키고 세계경제의 회복세에 찬물을 끼얹는다는 점에서 시장친화적인 환율 정책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G20 장관회의 공식 행사는 이날 오후 3시 30분부터 제1세션 세계 경제 동향 및 전망을 논의하면서 환율 갈등 등 글로벌 불균형 문제에 대한 본격적인 포문을 열게 된다.

이어 오후 7시부터는 경주가 자랑하는 유적지인 안압지에서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들이 배석자 없이 회동한다.

이 자리에서 환율 갈등 해법을 도출하기 위한 막바지 절충을 할 것으로 보인다.

23일 오전에는 국제통화기금(IMF) 이사국 자리 및 지분 조정을 위한 논의와 더불어 '코리아 이니셔티브'(한국이 주도하는 의제)의 핵심인 글로벌 금융안전망의 진척상황을 점검한다.

또 강하고 지속가능한 균형성장을 위한 프레임워크를 논의하면서 코뮈니케에 최종적으로 들어갈 환율 관련 문구를 정하게 된다.

오후에는 금융안정위원회(FSB)와 바젤은행감독위원회(BCBS)가 마련한 금융규제 개혁안을 점검하고, 개발 이슈와 에너지 문제 등도 다룬 뒤 '경주 선언'을 할 예정이다.

(경주연합뉴스) 심재훈 기자 president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