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연강판을 비롯한 철강 판재류의 유통 재고물량이 5개월 연속 증가했다. 포스코의 후판공장과 현대제철 열연공장이 지난 8월 설비보수를 마치고 출하량을 늘렸지만 건설경기 부진으로 국내 수요가 출하 증가량에 못 미쳤기 때문이다.

21일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 현재 국내 1차 철강유통 대리점들이 보유하고 있는 판재류 재고물량은 101만8000t으로 지난 8월 말(100만5000t)에 비해 1.3% 늘어났다. 한 해 전과 비교하면 23.3% 증가한 것이다. 판재류 유통재고는 올 4월 이후 5개월째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며,지난해 3월 이후 1년6개월 만에 가장 많은 재고가 쌓이게 됐다.

제품별로는 자동차 가전 건축자재 등에 사용되는 냉연강판 재고가 올 들어 처음으로 20만t을 돌파,지난 8월 말보다 7.4% 많은 20만4000t에 달했다. 선박용으로 많이 쓰이는 중후판 재고는 9만7000여t으로 8월 말에 비해 2.7% 늘어났으며,건축자재 등으로 활용되는 컬러강판 재고는 2만4000t으로 한 달 사이에 10.9% 증가했다.

이들 판재류 유통 재고가 계속 늘어난 것은 무엇보다 건설경기 위축으로 건자재용 판재류 판매가 부진했기 때문이라고 한국철강협회는 분석했다. 지난달 폭우와 추석연휴로 주요 생산현장에서 수요가 줄어든 것도 유통업체 재고가 늘어난 요인으로 꼽혔다. 다만 열연강판은 포스코 광양 열연공장이 지난달 중반까지 보름가량 시설 보수에 들어가 출하량을 줄인 영향으로 9월 말 유통 재고(26만1000t)는 한 달 전에 비해 1.7% 감소했다.

한편 판재류 공장출하가는 보합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물가협회에 따르면 냉연강판(T<0.20)은 3개월째 109만4900원 선을 유지하고 있으며,열연강판은 규격에 따라 t당 90만3000~93만원 사이에서 거래되고 있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