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의 열쇠는 적성이나 재능이 아니라 집중력이다. ''집중력의 힘'을 쓴 세론 Q 듀몬(1862~1932)의 얘기다. 실제 모든 시험과 운동경기의 성패는 집중력에 달렸다고 한다. 신지애의 완벽한 퍼팅도,김광현의 코리안시리즈 4차전 마무리도 고도의 집중력 덕이란 것이다.

집중력의 사전적 뜻은 '마음이나 정신을 어느 사물에 집중할 수 있는 힘'이다. 자동차가 열정이라면 집중력은 기름이라는 식의 풀이도 있다. 그렇다면 이 기름을 더해주는 건 무엇인가. 어렸을 때 책을 읽어주면 좋다거나 새 옷이나 신발이 도움이 된다는 설도 오간다.

침묵과 고독도 필요하다는 가운데 집중력의 원천은 체력이라는 설도 유력하다. 체력이 뇌력은 물론 집중력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주장이다. '1Q84'의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61)는 30년 전 전업작가로 살자고 마음 먹은 뒤부터 줄곧 주 6일 하루에 10㎞씩 달리는데 이는 글쓰기,특히 장편소설 집필에 체력이 필수라고 여기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글을 쓰는 건 두뇌노동이지만 책을 완성하는 일은 육체노동에 가깝고,아이디어를 현실로 만들자면 고도의 집중력과 지속력이 요구되는데 이는 열정과 의지만으로 되는 게 아니라는 설명이다.

집중력 저하의 요인으로 지목되는 것도 많다. 첫째는 어깨나 뒷목 결림.어깨나 목이 뭉치면 뇌로 올라가는 신경이나 혈관을 눌러 산소 및 혈액이 충분히 공급되지 못하게 만들어 순환장애에 따른 두통을 유발하는 건 물론 집중력 또한 흐트러뜨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둘째는 귀나 코의 이상.귀는 스트레스에 민감해 공부하고 일할 때 너무 조용한 곳만 찾으면 '청각과민증'을 일으키고,시끄러운 상태가 계속되면 청각이 약해지므로 조심하고,비염 역시 몰두하는 일을 방해하므로 주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침밥을 걸러도 안된다는 가운데 사람의 집중력엔 한계가 있으며 따라서 간혹 TV 시청이나 간식 먹기 등 딴 짓을 해줘야 한다는 건 통념일 뿐이라는 발표가 나왔다. 스탠퍼드대 심리학과에서 연구한 결과 집중력에 한계가 있다고 여긴 쪽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 쪽보다 시험기간 중 패스트푸드를 더 많이 먹고 과제를 미룬 비율도 훨씬 높았다는 것이다. 결국 집중력도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얘기다. 뭐든 핑계대거나 한눈 팔지 말고 매달려 볼 일이다.

박성희 수석논설위원 psh77@hankyung.com